"일단 살고 보자"… ESG 채권 찍어낼 겨를 없는 기업들

김현정 2023. 1. 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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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으로 커졌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금융시장이 시들해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당장의 이자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들은 ESG 채권 발행을 축소하고 있다.

올해도 ESG채권 잔액이 늘고 있으나 공기업들의 사회·녹색채권이 자리를 채워 ESG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다.

증가한 ESG 특수채 종류를 보면 주택금융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발행한 사회적채권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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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긴축 여파 '생존'에 방점
채권 발행잔액 증가폭 급감 등 ESG 금융시장도 덩달아 위축
K-택소노미 발표 새 모멘텀 기대
폭발적으로 커졌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금융시장이 시들해지고 있다. 긴축과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화두가 ESG 경영보다 '생존'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당장의 이자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들은 ESG 채권 발행을 축소하고 있다.

■ESG채권 206조원… 증가폭 줄어

8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4일 기준 ESG채권 발행 잔액은 205조9133억원로 지난해 초(167조8324억원) 대비 18.5% 증가하는데 그쳤다.

ESG채권 발행 잔액은 2020년 초 31조5157억원, 2021년 초 91조5340억원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비재무적 요소로 간주돼왔던 ESG 정보가 기업의 재무정보로 격상되면서 기업들의 ESG 경영이 급속도로 확산된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은 ESG경영 관련 자금조달보다 당장의 현금 비축이 시급해졌다. 대기업 계열사조차 수개월 만에 1~2%대의 조달금리가 5~8%대로 껑충 뛰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도 ESG채권 잔액이 늘고 있으나 공기업들의 사회·녹색채권이 자리를 채워 ESG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다.

먼저 특수채 잔액은 지난해 초 24조7475억원에서 올해 초 40조1875억원으로 62.3% 늘었다. 증가한 ESG 특수채 종류를 보면 주택금융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발행한 사회적채권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민간기업들이 발행한 ESG 회사채 잔액은 16조1700억원에서 22조960억원으로 5조9260억원으로 36.6% 증가에 그쳤다. 특히 증가분의 약 3분의 1이 한국전력 자회사들의 ESG채권으로 채워졌다. 나머지는 SK와 롯데, 한화, 포스코, KT 계열사 등 대기업 위주의 녹색채권, 지속가능채권이 차지했다. 중소기업들의 ESG채권은 소액에 그쳤다.

■'K-택소노미' ESG금융 회복할까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공개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녹색금융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공개로 지난해 정책적 불확실성과 불안정한 금융환경으로 인해 위축됐던 ESG 금융의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분류체계의 공개는 녹색채권의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ESG채권뿐만 아니라 대출, 투자, 금융상품의 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따르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경제활동에 대한 금융서비스(대출·투자·구매·리스·할부 등) 제공도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6대 환경목표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을 크게 녹색부문과 전환부문으로 구분했다. 이를 환경목표에 따라 유형 내 공통된 특징 주심의 14개 분야로 세분화했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이고 전환부문은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과정으로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이다. 2021년 말에 공개된 녹색분류체계는 총 69개 경제활동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켰으나 이번에는 그 수가 74개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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