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내로남불’… 개선책 지지부진 [심층기획-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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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나 정부 산하단체, 심지어 민간기업에까지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사를 투입하는 '낙하산 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한국 정치 고질병이다.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 기간 낙하산 인사 근절을 약속하지만 그야말로 말뿐인 공약(空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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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뀔 때마다 ‘보은·알박기’ 되풀이
여야, 정무직 기관장 임기 등 놓고 이견
‘3+3정책협의체’ 다시 가동했지만 빈손
8일 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 서비스를 활용해 이명박정부 첫해 낙하산 보도를 살펴보면 당시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절반 이상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라고 지적하는 기사가 줄을 잇는다. 박근혜정부는 임기 첫해 교체한 공공기관장의 절반 이상 ‘서수남’(서울대·교수·영남 출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정부는 대선 캠프 출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를 중용해 ‘캠코더’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임기 말까지 캠코더 인사를 밀어붙이면서 여당으로부터 ‘알박기 인사’(정권 막바지에 요직을 꿰찬 인사들이 억지로 버틴다는 뜻)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알박기 인사 논란은 최근까지도 연일 지속되고 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정부 정무직이 문재인정부의 철학과 가치관을 추종한다면 그것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보인 선택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직속 상사인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여야 모두 낙하산과 알박기 인사의 폐해를 절감하고 있지만 개선책 마련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4일 ‘3+3 정책협의체’를 약 한 달 만에 재가동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여당은 정무직 기관장의 임기도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세계일보 통화에서 “여야가 ‘3+3 정책협의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 출범한 정부와 가치가 맞지 않는 정무직은 교체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장과 권익위원장이다. 이들은 장관급”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때 무조건 ‘알박기’를 계속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 금융감독원장, 권익위원장, 방통위원장 등 개별법으로 임기가 규정된 경우 일률적 적용이 쉽지 않다며 맞서고 있다. 몇몇 공공기관장은 전문가 집단, 시민사회 등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일종의 심의위원회를 거쳐 임명되는데, 국회가 이들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산하기관의 경우 대표이사나 사장, 이사진까지 포함할지도 쟁점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임기 일치 대상과 범위를 두고서는 각자 의견을 갖고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통위원장과 권익위원장 등 이른바 ‘알박기’ 논란에 대해서는 “특정 기관장이 대상이 될지가 쟁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배민영·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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