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잔해 그대로…유가족 “마음 아파”

정승호 기자 2023. 1. 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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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안정호 희생자가족협의회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광주에 살고 있는 유가족들이 모였는데 사고 현장이 아직 저렇게 남아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며 "사고 현장이 안전하게 철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201동을 포함해 화정아이파크 8개 동 847채는 이르면 3월부터 전면 철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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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지난해 1월 11일 붕괴된 23~38층 측면에는 흰색 가림막이 붙어 있었다. 주변엔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준공 단계까지 갔던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하니 사전 안정화 작업 기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르면 3월부터 철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년 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6명의 유가족과 인근 상인, 입주예정자 등에게 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안정호 희생자가족협의회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광주에 살고 있는 유가족들이 모였는데 사고 현장이 아직 저렇게 남아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며 “사고 현장이 안전하게 철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 사고로 매형을 잃었다. 유가족들은 11일 사고 현장 앞에서 당시 영상과 기록을 되돌아보며 현장 근로자들과 안전을 다짐하는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사고 현장 인근 상가는 여전히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호소 중이다. 사고 이후 고객 발길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먼지와 시멘트가루 등까지 날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문구·사무용품 도매점을 운영하는 선문규 화정아이파크피해상가협의회 총무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신학기를 맞는데도 매출이 예년 대비 45%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철거를 위한 작업만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매일 낙하물이 덮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었던 입주예정자들은 당장 살 집을 구하느라 전전긍긍해야 했다.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대표는 “철거 후 재시공이 완료돼 입주하기까지 5년 가까이 남아 있다 보니 다들 그 때까지 살 곳을 구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201동을 포함해 화정아이파크 8개 동 847채는 이르면 3월부터 전면 철거에 들어간다. 지난해 말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에 제출한 해체계획서에 따르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을 먼저 설치한 뒤 압쇄와 절단을 혼용해 철거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안전관리계획서 등 관련 승인 절차가 통과되고 철거 장비까지 차질 없이 준비되면 3월부터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사 측은 건물 1개 층을 철거하는 데 14일 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24년 12월경 철거를 마무리한 뒤 2027년 말까지 재시공을 마칠 계획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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