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中에 뺏긴 수십만개 일자리 되찾겠다"

이주현 2023. 1.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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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대중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7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진행한 15차 투표에서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제118대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매카시 의장은 "국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새 의회에서 먼저 개최하는 청문회 중 하나를 남부 국경 지역에서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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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설서 對中 강경노선 예고
"중국과 경제 경쟁 승리할 것"
15차 투표 만에 가까스로 당선
공화당 강경파 반발 봉합 숙제

케빈 매카시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대중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의사봉을 잡고 한 첫 연설에서 “중국에 넘어간 수십만 개 일자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열다섯 번에 걸친 투표 끝에 가까스로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그의 선출에 반발한 공화당 내부 강경파와의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도 안았다.

 164년 만에 15차 투표까지 진행

7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진행한 15차 투표에서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제118대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118대 의회가 지난 3일 개회한 뒤 나흘 만이다. 하원의장 투표가 15차까지 간 것은 남북전쟁 직전 혼란기인 1859년 44차 투표 이후 164년 만이다. 이날 선거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16표를 얻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212표)를 네 표 차로 제쳤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국 권력 서열 3위 자리다.

앞선 투표에서 매카시 의장에게 등을 돌렸던 공화당 강경파 20명 중 일부가 반대 의견을 굽히면서 당선자가 나왔다. 하원의장 당선은 과반 득표가 기준이다. 이때 공석과 아무도 뽑지 않는 ‘재석(present)’은 과반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번 15차 투표에선 당선인 사망으로 인한 공석 1석과 공화당 강경파의 재석 6석을 반영한 결과 유효 투표 수가 428표가 돼 과반 기준이 215표로 낮아졌다.

매카시 의장의 앞길은 가시밭이 예상된다.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선거 이전부터 “보수 의제를 수용하지 않는다”며 매카시의 의장직 선출에 반대했다. 매카시 의장은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하원의원 누구나 단독으로 의장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원 운영위원회에 배치되는 강경파 의원 수를 늘리기로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매카시의 양보로 하원 운영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자금 조달, 부채 조정 같은 기본적인 일도 못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특별위 만들 것”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오전 선출 후 첫 연설에서 중국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미국의 오래된 문제인 채무와 중국 공산당의 부상을 해결할 것”이라며 “의회는 이 두 사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초당적인 중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넘어간 일자리 수십만 개를 되찾을 방법을 조사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은 평소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주의자로 대중 강경책을 주장해왔다.

국경 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은 “국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새 의회에서 먼저 개최하는 청문회 중 하나를 남부 국경 지역에서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내 ‘워크(woke)’ 교육을 막는 법안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에너지 정책을 도입하겠다고도 공언했다. ‘깨어있는’이란 뜻의 워크는 성·인종 차별 여부 등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것을 뜻한다. 정치적 논리로 기업을 부당하게 공격하는 등 부작용이 지적되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워크 교육이 세뇌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매카시 의장의 행보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매카시의 꿈의 직업(하원의장직)은 미국인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며 “그는 표를 얻기 위해 공화당 주변 인물들의 요구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제 책임감 있게 통치하고 미국 가정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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