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주요 간부들 ‘기회경기 워크숍’ 10시간 마라톤 정책토론

2023. 1. 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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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새벽 경기도청 다목적홀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오병권 행정1부지사, 오후석 행정2부지사, 염태영 경제부지사, 실·국장 및 공공기관장 등이 2023 기회경기 워크숍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발전방안을 놓고 경기도지사와 부지사, 실·국장, 공공기관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펼친 10시간에 걸친 정책토론, ‘기회경기 워크숍’이 ‘틀 깨기’, ‘원 팀 되기’, ‘새로운 도전’이라는 평가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남기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2023 기회경기 워크숍’은 지난 6일 경기도청 다목적홀에서 김동연 지사와 행정1·2경제부지사, 정책·정무·행정·기회경기수석, 실·국장, 공공기관장, 도정자문위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의 발전방안을 논의한 워크숍은 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마무리된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와 공공기관장 선임 등으로 다소 낯설고 어색한 자리가 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6일 오후 3시에 시작된 워크숍은 자정을 넘겨 7일 새벽 1시에 마무리될 만큼 열정적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의 열기를 불어 넣은 사람은 김동연 지사였다. 김 지사는 토론에 앞서 기득권 깨기, 세계관 깨기, 관성과 타성 깨기 등 세 가지 금기 깨기를 주문하면서 “우수 분임을 선정해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벤치마킹과 정책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출장을 지원하겠다”고 즉석에서 포상을 내걸기도 했다.

또 분임 토의 시간에는 10개의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김 지사는 “어설프고 무질서하더라도 시작이라 보자. 친목 도모하고 스킨십 하는 자체가 오늘 워크숍의 가장 큰 성과”라며 “오늘을 즐깁시다”라고 강조했다.

사전 자료도, 휴대폰도, 시간 제약도 없는 3무(無) 행사 형식에 김 지사의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에서는 자유롭고 열띤 토론 분위기가 연출됐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도 쏟아졌다.

첫 번째 세션으로 진행된 ‘기회정책플러스 청사진’ 토론에서는 기회사다리, 기회소득, 기회안전망, 기회발전소, 기회터전, 자유주제 등으로 분임을 나눠 집중토론을 한 뒤 발표와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기회안전망을 논의한 분임에서는 저 출산 초 고령 사회 문제의 대응 방안으로 ‘돌봄 거래소’ 정책을 제안했다. ‘돌봄 마일리지’를 도입해 자신이 누군가에게 돌봄을 제공하면 바우처를 받고, 돌봄이 필요해질 때 그 바우처를 쓴다는 것으로, 이 마일리지가 남거나 필요할 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개념이다.

기회 터전에 대해 논의한 분임은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나 발달장애인 디자이너 등 다양한 공공기관 장애인 의무 고용을 통한 기회터전 실현방안을 제시했다. 또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 옛 청사 부지내 군사용 시설인 벙커를 경기도 생산 와인 저장소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두 번째 세션으로 진행된 ‘시그니처 정책 발굴’ 자유토론은 대한민국과 경기도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핵심 정책을 발굴하는 시간이었다.

자유롭게 분임을 구성해 이뤄진 토론에서는 △6개월 단위로 법규 위반이 없는 배달 라이더들,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산재보험에 가입한 라이더들에게 안전기회수당을 지급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자는 내용의 ‘플랫폼노동자 안전기회수당’ △2035년까지 경기도의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 과감한 목표 설정과 함께 탄소세 추진으로 걷어진 재원을 기회소득으로 지급하자는 넷제로(Net Zero. 배출가스 0) 방안 △기존 요양보호자들에게 안마, 노래 등 특기를 교육해 어르신 삶의 만족도와 요양보호사의 자존감·소득을 동시에 높이는 ‘기회 요양보호사’ 등의 아이디어가 발표됐다.

토론이 끝난 뒤 김 지사는 “오늘 나왔던 아이디어의 질이나 실천 가능성과 별개로 같이 토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면서 “오늘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집단지성을 믿고, 상상력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시도가 경기도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저 열심히 가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경기도를 바꾼다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을 보면 각자 다르겠지만 40년 전 공직생활 시작해서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장래와 미래에 대해서 걱정되는 때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할 준비를 해야 된다. 공직에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어떤 자리 어떤 위치에 있어도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절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오늘 좋은 시작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동아(수원)|유원상 기자 yo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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