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원장의 연구원 흔들기 그만"...항우연 연구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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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 개편으로 촉발된 내홍이 격화하면서 연구원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임 원장(홍재학·장근호·채연석·이주진·김승조·임철호) 6명은 최근 호소문을 내고 "일부 연구자들이 조직개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듯하다"며 세대 교체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내부 블라인드 등에는 조직개편을 앞장서 반대해 온 조광래 전 원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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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원장들도 호소문 발표…젊은 연구진들 "처우개선 시급"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 개편으로 촉발된 내홍이 격화하면서 연구원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항우연 내부에서는 일부 원로급 연구자들의 '세력 다툼'과 '기득권 챙기기'로 인해 젊은 연구원들의 처우개선 이슈가 뒷전으로 밀렸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항우연은 지난해 누리호와 다누리를 쏘아 올리며 한국의 우주 기술력을 입증한 주역이다. 올해도 누리호 3차 발사에 이어 지구와 38만㎞ 떨어진 달에서 첫 심우주 탐사에 도전한다. '세계 7대 우주 강국'을 향해 갈 길이 멀지만, 현실은 내부 갈등에 가로막혀 녹록지 않다.
이상률 원장은 작년 말 누리호 고도화사업 등 후속 연구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효율화를 위해 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해체하고 발사체연구소 내에 차세대발사체사업단 등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발사체 조직은 '누리호 성공 임무' 등을 이유로 개편하지 않았던 특수 조직이었다.
이에 발사체 연구자 출신인 조광래 전 항우연 원장이 "수족 자르기냐"며 반발했고, 이런 의견을 언론에 표출하면서 내부 갈등이 커졌다.
당초 항우연 내 발사체 부문은 '연구소' 체제로 운영되던 위성·항공과 달리 '사업본부'로 운영돼 왔다. 과거 나로호가 발사에 실패한 것을 계기로 정부가 발사체 조직을 직접 관리하기로 한 게 갈등의 시작이었다. 과기정통부는 항우연 대신 인사권을 행사했고, 결국 발사체 본부는 항우연이지만 항우연이 아닌, 즉 정부가 입김을 행사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2018년 임철호 전 원장 시절에도 발사체 조직개편을 시도했다가 연구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전례가 있다.
항우연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반응이다. 전임 원장(홍재학·장근호·채연석·이주진·김승조·임철호) 6명은 최근 호소문을 내고 "일부 연구자들이 조직개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듯하다"며 세대 교체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50대 이상의 기존 보직자 대신 젊은 연구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다.
항우연 발사체 분야에서 20년간 근무한 A씨는 "특정 연구자가 장기간 보직을 맡으며 기술적 역량이 떨어졌고, 오래 전부터 연구자들 대다수가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해 왔다"며 "이젠 후배 연구자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기득권을 내려놔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미 내부 블라인드 등에는 조직개편을 앞장서 반대해 온 조광래 전 원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젊은 연구자들 대부분은 '전임 원장의 연구원 흔들기'라고 비판하며 처우개선에 힘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연구원 B씨는 "누리호 개발 주역은 조 전 원장이 아니라 주말마다 나사 조이고 실험해서 데이터를 쌓아 온 일반 연구원들"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건 처우개선이다. 젊은 연구원들이 연봉이 적어 퇴직하고 있다. 정치질 그만하고 연구원 앞길 막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항우연 노조 관계자는 "조 전 원장이 연구원 처우 등과 관련해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내부 연구자들의 실망이 큰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해 조만간 노조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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