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밥상물가 들썩…13일 금통위, 금리 7연속 올릴듯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양세호(yang.seiho@mk.co.kr) 2023. 1.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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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방점, 인상기조 지속
한미간 금리차도 한은엔 부담
부동산 규제 푼 정책과 엇박자
경기침체·금융시장 경색 변수
"금리인상 충격 커" 동결 전망도
고물가 여파로 알뜰폰 가입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8일 서울의 한 이동통신 3사 대리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승환 기자>

새해 들어 전기·가스 요금은 물론 대중교통 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되면서 고물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 저성장이 동시에 덮치고 있지만 일단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은 한은이 7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정부가 전방위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엇박자'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553.55원을 기록해 전주보다 26.63원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 16주 연속 하락한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영향으로 17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해 설날 차례상 차림비용도 전년 대비 최대 6%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 시내 5개 권역 생활권 7개 구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 22곳을 조사한 결과 6~7인 가족 기준 차례상 구매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8251원, 대형마트의 경우 평균 27만9326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전통시장은 6.3%, 대형마트는 4%가량 오를 전망이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물가 상승률이 아직 완화로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인상을 멈추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까지 '물가 안정'에 힘을 실어왔다.

한미 간 금리 차 역시 동결 결정이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0.5%포인트 올리며 한미 간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2000년 10월 이후 약 22년 만에 최대폭이다. 여기에 연준이 올해 말 기준금리를 5.1%로 예상한 만큼 한은 역시 연준과 보폭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이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총재의 '한은이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다'는 말은 현실적으로 맞기 때문에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뚜렷해진 경기 침체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경기가 둔화되고 하반기에 다시 풀리는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여기에 부동산시장이 눈에 띄게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전방위적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낸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총재가 신년사에서 '정책조합'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금융시장 경색 위험성도 여전하다. 지난해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시발점이 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기반 유동화증권시장은 상반기까지 22조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이 만기가 예정돼 있는 상태다.

투자업계에서도 전망이 갈리고 있다. 유럽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한은은 정책 목표인 성장률, 인플레이션, 금융 안정 간 상충 관계가 심화함에 따라 균형 유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반면 씨티는 지난해 말 "1분기 금리 인상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지연시키고 주택 가격 조정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며 동결 전망을 내놨다. 13일 금통위 이후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멈출지,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류영욱 기자 / 박제완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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