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테슬라, 불꽃 튀더니 활활... 3시간 만에 겨우 껐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주차된 모델X 차량에서 불이 나 차량의 절반이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이 화재에 소방 인력 65명, 차량 27대가 투입됐고, 불은 2시간 48분 만에야 완전히 진압됐다고 밝혔다. 이른바 ‘열 폭주’로 불리는 배터리 이상 증상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차주 지인이자 화재 현장에 있었던 A씨는 테슬라 동호회 카페에 당시 화재 상황을 시간대별로 올렸다. A씨는 글에서 “소방 당국이 테슬라 차량 전면 트렁크를 열지 못해 테슬라 엔지니어를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서비스센터가 주말에 열지 않아 레커(견인차)를 직접 불러 차량을 이동해야 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당 차량은 오후 1시 30분쯤 남양주 한 도로를 달리던 중 ‘전력 감소됨’ ‘주행 불가’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시동이 멈췄다. 보험사를 통해 직접 레커를 부르고 성수 센터에 도착한 건 오후 4시 18분쯤,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닫혀있었다.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오후 4시 50분부터 차량 내·외부에서 고온에서 물이 끓어넘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4시 57분쯤 발밑에서 번쩍하는 불꽃이 튀었다. 연이어 “챙” 하는 금속성 폭발음이 1차로 나자, 차주는 오후 5시 2분 직접 119에 신고했다. 오후 5시 20분쯤 경찰과 소방이 도착한 뒤에 다시 “펑” 하는 두 번째 폭발음이 났다.
출동 소방대원들은 테슬라 차량을 취급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 겪었다. 테슬라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는 달리 차량 전원이 꺼질 경우 전면 트렁크(보닛)를 열기가 까다롭다. 인터넷에는 “앞바퀴 안쪽의 휠 하우스 트림을 열고 와이어를 당기거나, 공기 흡입구 옆 포트를 열고 와이어를 당겨야 한다”는 등의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차량이 불이 붙는 위급 상황에서 테슬라를 운행해보지 않은 소방대원이 매뉴얼대로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에 소방대원들은 “테슬라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거나 “차량을 건물에서 멀어지게 옮겨야 하니 레커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유리창을 깨는 방식으로 진압을 시도했다고 한다. 소방대원들이 차량의 열을 식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55분쯤 세 번째 폭발음과 함께 차량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불길이 번졌다.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차를 어떻게 타느냐” “국토부에 조사 의뢰나 리콜과 관련해 집단행동을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테슬라 측과 접촉할 방법은 통합 유선 번호 1곳뿐이다. 긴급 상황 발생 시에도 동일한 번호로 연락해야 한다. 본지는 8일 테슬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테슬라 코리아는 언론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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