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여진에 尹 상승세 꺾일라...대통령실, 대책 마련 부심

박소연 기자 2023. 1.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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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토교통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암초를 맞았다. 지난해 말 우리 영토를 침범한 북한 무인기 논란이 해를 넘겨 '2라운드'로 확산되면서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본격적으로 국정과제에 성과를 내야 할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된다.
尹, 새해 첫 주 숨가쁜 일정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023년 첫 주 숨가쁜 행보를 이어갔다.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과 '개혁' 의지를 다졌다. 수출과 창업(스타트업)으로 세계적 경기침체 상황을 돌파하고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혁으로 바로잡겠단 구상을 밝혔다.

2일엔 국가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7년 만에 경제계 신년인사회도 참석해 "든든한 지원"을 약속,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시간을 쪼개 대통령실 직원 40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시간도 가졌다. 2일과 3일 각각 새해 첫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를 열고 "약속을 실행으로 보여주는 해"를 목표로 제시했다.

4일엔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합참 등의 우리 무인기 대응전략 보고를 받고 합동 드론부대 창설 등 압도적 대응능력을 주문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 카드까지 거론하며 압박을 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 3일에 거쳐 국토교통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도 받았다.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주문하며 기업·시장 중심주의를 천명했다.
北 무인기 논란 재점화 '악재'…색깔론 일파만파
김병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북한 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배 의원./사진=뉴시스
순조롭게 흘러가던 새해 첫 주는 후반부부터 급제동이 걸렸다. 우리 군의 기존 발표와 달리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한 사실이 열흘 만에 확인되면서다. 이 사실을 4일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이를 국민들께 알릴 것을 지시했고, 국방부는 이튿날 오전 사실을 시인했다.

정부는 군이 지난달 28일부터 전비태세 검열을 시작한 뒤 여러 대의 레이더 컴퓨터를 전수조사한 끝에 3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소형 무인기의 경우 항적을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단 것이다. 군 당국의 해명에도 야권에서 '은폐',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군의 안보 실책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였던 논란은 '색깔론'으로까지 번졌다. 대통령실이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의혹을 최초 제기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보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민의힘에서 북한 내통설을 띄우면서다. 북한 무인기는 연초부터 안보 불안을 키운 데 이어 여야의 극심한 정치논란의 불씨가 되면서 정부의 국정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당장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상승세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尹 2년차 기대심리 발목 잡은 北무인기…문책론 대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연구위원은 "무인기 1라운드가 경계대응 실패였다면 2라운드는 연쇄 충돌로 이어졌다"며 "군은 말을 번복한 셈이 됐고 북한 내통 등 색깔공세로 이어지면서 대통령 지지선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여야 긴장을 높이고 안보 불안심리는 극도로 키웠다"고 진단했다.

배 위원은 "해가 바뀌며 정부에 기대감이 모이고 3대 개혁과 중대선거구 등 정치개혁까지 이슈를 선점하며 좋은 출발을 했는데 무인기 논란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야권에선 설까지 무인기 악재를 끌고 갈 태세이므로 문책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안보태세 강화에 나서면서도 이종섭 국방장관이나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의 즉각적 문책엔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 (군의) 전비태세검열이 진행 중이고, 최종 결과가 나오면 (윤석열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군의 잇따른 안보 실책과 안이한 대처에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군 수뇌부를 질책하는 등 이미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문책 인사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다. 대통령실이 북한 무인기를 '정치·사회 교란용 소프트 테러'로 규정한 만큼 즉각적인 군 지휘부 문책은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전략적,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이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연초 개각은 없다고 밝힌 것도 변수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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