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경기변동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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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8시간 정도 일하고 8시간은 쉰다.
사람이 일하고 쉬는 것처럼 경제도 경기순환이라는 루틴이 있다.
이를 합하면 49개월 정도가 경기순환 주기다.
동행지수도 하락하고 GDP 증가율도 떨어졌는데 경기는 계속 상승 국면이었다는 해석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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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8시간 정도 일하고 8시간은 쉰다. 그런데 이 사람이 16시간 연속 일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뭔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원인을 꼼꼼히 파악해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사람이 일하고 쉬는 것처럼 경제도 경기순환이라는 루틴이 있다. 경기는 상승기와 하강기를 반복한다. 경제활동이 왕성해지면서 과열 조짐이 보일 때를 상승기, 이어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시기가 하강기다. 경기는 상승기를 거쳐 경기 정점을 형성하고 이후에는 하강한 다음 저점을 거친 후부터 다시 상승한다. 경기 정점에서부터 하강기와 상승기를 거쳐 다음 정점까지 오는 기간이 순환 주기다. 이는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지표다. 경기순환 주기에 맞춰 개인은 소비 계획을, 기업은 투자 계획을 세운다. 경기순환은 정부 정책의 기준점도 된다. 호황 때 금리를 올려 과열을 막고 침체 땐 금리를 내리는 식이다.
경기순환 과정이 한번 꼬이면 민간은 소비·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정부도 정책 방향을 잡기가 힘들어진다. 역설적이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그렇다. 정부와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주기를 발표한다.
1972년부터 우리나라는 50여 년간 11차례의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평균적으로 30개월 정도의 확장기와 20개월가량의 수축기를 거쳤다. 이를 합하면 49개월 정도가 경기순환 주기다. 통계청은 경기 판단에 대한 오류를 막기 위해 2년 이상 충분히 경제 상황을 파악한 후 정점과 저점 여부를 판단한다.
이런 통계청이 2013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우리 경제가 54개월간 상승 국면을 기록했다고 2019년 9월에 발표했다. 우리 경제의 평균 확장기보다 약 2배 많은 기간 경기가 상승했다는 얘기다. 이후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쇼크가 닥친 2020년 5월에 경기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관측돼 하강기도 32개월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순환 주기는 총 86개월로 과거 평균 주기 49개월의 2배에 이른다. 사람으로 따지면 8시간 일하고 8시간 쉬던 사람이 16시간 일하고 16시간 쉬는 식으로 루틴이 바뀌는 것처럼 큰 변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경기 판단의 가장 기본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통계청이 저점이라고 밝힌 2013년 3월에는 99.7이었지만 2014년 11월과 2015년 7월에는 99.4로 더 떨어진다. 이 지수가 떨어진다는 것은 경기가 하강했다는 얘기다. 경기가 하강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그 시기를 상승 국면이라고 정의한 셈이다.
경기 판단의 참고 자료인 실질국내총생산(GDP)도 2013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으나 2015년 2분기에는 성장률이 2%에 그쳤다. 동행지수도 하락하고 GDP 증가율도 떨어졌는데 경기는 계속 상승 국면이었다는 해석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사람들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 경제가 역사상 최장기간 상승 국면에 있었던 것으로 체감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경제학자들은 당시 우리나라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던 시기였다.
통계청은 조만간 경기 상황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에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과 함께 과거 우리 경기순환 주기를 평가할 때 오류가 없었는지, 또 정치적 고려 때문에 경기 해석이 왜곡된 측면은 없었는지도 점검해줄 것을 촉구한다.
[노영우 국제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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