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쿤달, '욕세럼' 네시픽 품는다
네시픽 보유한 에이빌 인수
"동종회사 합병해 지배력 확대
기초라인 강화 쿤달과 시너지
수출지역 대폭 다변화 기대"
쿤달(KUNDAL) 샴푸로 잘 알려진 더스킨팩토리가 '욕세럼'으로 유명해진 화장품 브랜드 '네시픽'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에이빌코리아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에 강점이 있는 샴푸·생활용품 분야 외에 색조·기초화장품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관련 해외 매출도 끌어올리겠다는 게 더스킨팩토리 측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더스킨팩토리는 지난해 12월 에이빌코리아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말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더스킨팩토리가 2021년 5월 사모펀드 VIG에 인수된 이후 처음 단행하는 볼트온 투자다. 볼트온 전략은 동종 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연관 업종의 사업체를 인수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더스킨팩토리는 기존 쿤달 브랜드 외에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쌓아올린 브랜드를 인수해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노현준 더스킨팩토리 대표(사진)는 "다양한 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제조시설을 인수하는 수직계열화는 이익을 단순하게 늘리기 위한 방법이고 사실상 매출 성장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늘리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빠른 시간에 메울 수 있는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네시픽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 170억원 중 150억원(88%)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다. 노 대표는 "쿤달과 네시픽 두 브랜드를 통해 수출을 더욱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네시픽 브랜드를 보유한 에이빌코리아는 2014년 설립된 뷰티 기업으로 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해외 온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매출을 견인해왔다. 바르면 욕이 나올 정도로 따갑지만 피부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욕세럼으로 유명세를 탔던 프레쉬 허브 오리진 세럼은 출시 이후 100만병 이상 판매됐고 나이아신, 시카, 살리실산 등 다양한 성분의 스킨케어 제품과 색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JYP 소속의 K팝 아이돌 대표 그룹으로 꼽히는 '스트레이키즈'와의 모델 계약을 통해 많은 해외 팬에게 알려져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스트레이키즈는 2022년 한 해 동안 앨범 두 장을 모두 빌보드 정상에 올리며 주목받았다.
에이빌코리아는 해외에서 쌓은 인기를 토대로 201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재 직원 20명가량이 상주하는 현지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노 대표는 "쿤달 역시 말레이시아와 일본, 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네시픽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쿤달은 말레이시아 등 네시픽이 진출한 국가에서 힘을 받고, 네시픽은 쿤달이 터를 다져놓은 국가로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2024년부터는 더스킨팩토리의 해외 매출을 국내 매출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더스킨팩토리 측 목표다. 쿤달이 보유한 헤어 분야의 기술력을 활용해 네시픽 브랜드로 비건 샴푸를 출시하는 등 두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더스킨팩토리는 과거 쿠팡을 비롯한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1등 사업자로 자리 잡는 등 국내 시장 중심의 사업을 펼쳐왔지만 2021년 VIG에 인수된 후부터는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판매 채널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해외 진출 확대 등 판매망 강화에 역점을 뒀다. 이 결과 인수 당시 11%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이 2021년 말에는 24%, 지난해에는 34%까지 확대됐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50% 이상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노 대표는 "퍼스널 케어 중심의 쿤달과 스킨케어 중심의 네시픽 브랜드를 양대산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다양한 해외 거래처와 협력관계를 통해 매출을 더욱 극대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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