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자영업자의 비애 "정책자금 빌리려 신용 깎아"
"카드사 현금서비스나 저축은행 소액대출을 최대한 받으면 100점 정도는 떨어질 겁니다."
신용이 높아야 대출을 받을까 말까 한 최근 상황에서 되레 신용점수를 스스로 낮추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저신용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저금리 정책자금이 예고되자 소상공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처럼 신용점수를 낮추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연체율 상승으로 2금융권에서도 신규 대출 문턱을 높이자 사업자금이 급한 소상공인들이 정책자금 대출이라도 받아보려 하는 절박한 심정이 녹아 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 정책자금 중 올해 신설된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 대출은 신용점수 744점 이하인 저신용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에게 지원된다. 이 정책자금 대출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직접 실행하며 5년 만기에 연 2% 금리로 제공된다. 1인당 한도는 3000만원, 대출 규모는 총 8000억원으로 최대 한도로 받는다는 가정하에 약 2만6000명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다른 종류의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지난 2일 1분기 접수를 시작한 것과 달리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은 아직 접수하지 않고 있다. 소진공은 이달 별도로 접수 일정을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신용점수가 744점을 넘는 소상공인들은 접수가 개시되자마자 신청하기 위해 미리 신용점수를 낮추고 있다. 40대 자영업자 A씨는 "지금 792점으로 뜨는데 점수를 조금만 낮추면 신청할 수 있어서 현금서비스 추가 대출을 받거나 기존 대출을 단기간 연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희망플러스 대출'이 출시됐을 때도 이처럼 일부러 신용점수를 낮춰 저금리 대출을 노리는 소상공인이 많았는데 비슷한 상황이 올해 초에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전년과 달리 코로나19 피해 사실이 없어도 신청이 가능해 관심이 더욱 높다. 소진공을 통해 은행에서 받는 대리대출 중 성장촉진자금 등은 지원 규모였던 총 6000억원이 접수 개시 일주일 만에 모두 소진돼 신청을 조기 마감했다. 새해 들어서도 대출 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자 취약계층의 '대출 보릿고개'가 지속될 것이라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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