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내가 ☆이다] 亞게임 금메달 목표…"오래 빛나는 선수 될게요"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1. 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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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신유빈이 인천 서구 원당동 대한항공 탁구단 체육관에서 탁구채와 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승환기자>

여전히 어린 나이지만 고민도 많아지고, 비밀도 많아진 그를 더 이상 '삐약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에는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연말 인천 서구 원당동 대한항공 탁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신유빈(대한항공·19)은 "2022년은 수술만 2번을 받아 정말 힘든 한 해였다"면서도 웃어 보였다.

실제로 손목 부상은 지난해 번번이 신유빈의 발목을 잡았다. 신유빈은 "사실 도쿄올림픽 전부터도 느꼈을 정도로 손목에 오래된 통증이 있었다"며 "따지자면 3번을 다친 셈이다. 세계선수권대회 때 재발해 핀을 박는 수술을 했고, 그 자리가 또 벌어지면서 떨어진 뼛조각 수술까지 했다. 선수니까 참고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하지만 2022년은 아픈 시간 뒤 소중한 결실을 얻은 해이기도 했다. 신유빈은 지난해 11월 슬로베니아 노바고리차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덴더 단식과 혼합 복식에서 모두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두 달 만에 2관왕에 오른 것은 그 자신도 예측하기 어려운 성과였다. 탁구를 하기 어려우니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손목 재활운동 등 다른 보강 운동만 해왔기에 더욱 놀라운 메달이었다.

매번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는 게 정당하다고 강조해온 신유빈은 "실질적으로는 하루 2시간씩, 고작 4일 바짝 연습하고 대회에 나서는 거라 자신이 없었다"고 돌아보며 "스스로 '네가 지금 뭘 바라냐, 그냥 하자'고 말하면서 경기를 치렀더니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그사이 세계랭킹 20위 내 선수 자동 선발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팀에도 복귀한 신유빈은 이제 막내도 벗어나게 됐다. 여자 팀에는 자신보다 한 살 어린 김나영(포스코에너지)이 등장했고, 남자 팀에도 오준성과 장성일(이상 미래에셋증권) 등 10대 돌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신유빈은 막내가 아니라 책임감이 커지겠다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내 할 일 하기가 바빠 선배 노릇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전부터도 어리다고 봐주는 게 아니기에 스스로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래도 이제는 한번 반짝이는 게 아니라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선수가 되어야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탁구 대표팀은 상비군을 포함한 자체 평가전을 통해 주요 대회 출전 선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당장의 태극마크가 대회 출전과 호성적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기에 계속해서 훈련을 이어가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지난 슬로베니아 대회는 운이 좋은 경우였을 뿐, 준비가 잘돼 있어야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고 그다음에 메달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 신유빈은 "그래도 아시안게임 등에 나가게 된다면 복식 금메달이 가장 욕심난다. 단식과 복식 다 즐겁지만 더욱 많은 선수가 같이 메달을 따게 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훈(KGC인삼공사)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혼합 복식은 비중국권 국가들의 전략 종목이기도 해 단식보다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로 이득을 볼 기회도 없기에 더욱 철저해져야 한다는 각오도 나왔다. 신유빈은 "이름만 영어로 쳐봐도 데이터가 엄청 나오고 영상을 구하기가 쉬운 시대니 어느 대회에서 누구를 만나도 서로 영상을 보며 준비해왔을 것"이라며 "직접 하는 훈련 외에도 요즘에는 영상을 보며 배우고 싶은 포핸드나 닮고 싶은 백핸드를 따라 하는데 아, 어떤 선수를 주로 보고 있는지는 비밀!"이라며 숨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힘든 시간이 지나고도 할 일이 쌓여 있지만 여전히 방탄소년단(BTS) 노래 등 K팝을 들으며 망중한을 즐기곤 하는 신유빈은 국가대표라는 자리에 대한 깨달음으로 지난해를 마친 듯 보였다. 그는 "늦은 시간이라 다 보지는 못했지만 카타르월드컵 경기들을 가끔씩 시청하며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보여준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사람들에게 저렇게 즉각적으로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스포츠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운동선수로서 더욱 많은 기쁨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새해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신유빈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선에 나서는 것으로 올해를 시작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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