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外人 매수에 상승한 코스피...4분기 실적 주목해야
새해 첫 거래가 시작된 지난 한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2~6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2.33% 오른 2289.97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144억원, 기관투자자는 244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홀로 566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새해 들어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올해 누적 순매수 규모 1조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1위 삼성전자가 6일 역대급 어닝쇼크를 기록했으나, 주가는 상승세로 마치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중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순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이튿날인 3일 코스피지수는 변동폭을 확대하다가 2210선에서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 10월(10월 17일·2177.66) 이후 처음으로 2200선 밑으로 붕괴됐다가, 개인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4~6일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 대량 매수세에 힘입어 사흘 연속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면서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발표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비(CAPEX)와 재고 조정을 통해 반등 가능성에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대출 확대 전망과 주요 금융 지주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건설과 금융업종 강세도 지속됐다”고 부연했다.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무엇보다 ‘4분기 기업 실적’과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 중요 참고 자료가 되는 물가지표가 이번 주 발표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길 지 여부가 주목된다. 또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리오프닝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주간예상 밴드를 2220~2360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봤다.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경기침체 따른 실적 쇼크에도 개별종목 차별화 장세”
지난주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본격적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4분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증시의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주간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는 하향 중이다. 영업이익은 41조9000억원에서 전년 대비 5.1% 감소한 39조7000억원, 순이익은 전년보다 3.5% 감소한 28조원이 예상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4분기는 기업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최근 5년 평균치보다 실적전망 하향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 어닝시즌은 경기침체 우려가 큰 시점이라는 점이 우려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통해 각 기업들이 경기침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탐색할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4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경기 불확실성과 함께 올해 실적 전망 레벨이 낮아지면 증시 하방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락추세의 정점을 통과하는 과정이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추가적인 이익전망 레벨다운과 수급부담으로 인해 1분기 중 언더슈팅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도 주요 그룹들이 신년사에서 내놓는 성장 전략 등에 따른 개별종목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 김영환 연구원은 “기업 실적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지속적 비용 감소를 보이는 기업과 투자 비중이 높고 양호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 미디어 및 콘텐츠, 해외수주(건설·방산·원전) 등 정책 테마와 밀접한 분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했다.
◇‘인플레 둔화’ 시그널 나올까...美 CPI 발표에 주목
이번 주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지난달 미국 증시는 11월 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안도감에 상승했다. 미 노동통계국이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발표한 1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1%로, 10월(7.7%)보다 0.6%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7.1%는 여전히 매우 높지만, 연중 고점인 6월(9.1%)에 비하면 크게 낮아졌고 10월(7.7%)부터 관찰되기 시작한 추세적 안정세가 더 뚜렷해졌다. 이는 미국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12월 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이날 중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도 발표된다. 다른 나라들이 고물가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중국은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12월 물가상승률도 1.5~1.7%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미 금리인상의 참고 지표 중 하나인 12월 CPI가 예상치보다 낮더라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13~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은 멀어졌다. 4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19명 전원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의사록은 “그 누구도 2023년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전망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연준이 여전히 신중한 견해를 보이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여파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이후 환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다른 나라들의 리오프닝 경우와는 달리 중국은 의료시스템 붕괴에 대한 공포가 있는 만큼 방역완화가 당장 소비 확대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소비가 위축된 후 2~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경제지표가 회복될 여지가 커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 주요 관심 업종으로는 로봇, 해외건설, 방위산업, 원전, 바이오 및 헬스케어 등이 있다. 특히 이달 9일~12일 글로벌 제약 및 헬스케어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연례 행사중 최대규모의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개최된다는 점은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전환됐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혁신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중간발표 및 기술수출 등 기술제휴와 관련한 사업 논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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