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불똥 튄 SK·GS … 한달새 10% 넘게 하락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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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가 상한제 도입으로
SK E&S·GS EPS 매출 감소
지주사 올 순이익 둔화 전망
발전사 합병 포스코인터도 영향

SK와 GS 등 주요 지주사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10% 넘게 하락했다. 전력도매가격(SMP)에 상한을 두는 SMP 상한제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면서 각 지주사의 자회사인 민간 발전사업자들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 이후 이달 6일까지 SK 주가는 21만7500원에서 18만6500원으로 약 14% 하락했고, GS 주가는 4만7850원에서 4만2050원으로 약 12%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시행된 SMP 상한제가 두 지주회사의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SMP 상한제가 도입된 지난달 초순 SK 주가는 7%, GS 주가는 5% 떨어졌다. 이후 회복하지 못하던 이들 회사 주가는 배당락일이던 지난달 28일 이후 낙폭을 더 키웠다.

SMP 상한제는 한국전력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공급하는 민간 발전사업자가 한전에 파는 전기 도매가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판매가에 제한이 생기니 민간 발전사인 SK E&S와 GS EPS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각 기업 매출이 올해 최소 수천억 원에서 1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SK E&S는 올해 1조2900억원, GS EPS는 5190억원의 잠재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합병한 포스코에너지는 매출이 65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전력 거래 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 SMP가 킬로와트시(kwh)당 25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상한제 시행에 따라 실제 적용되는 SMP는 190원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250원을 적용했을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액에서 190원을 적용한 매출액을 감한 수치를 각 기업의 손실로 계산한 것이다.

SK가 지분 90%를 보유한 SK E&S는 지난해 3분기에만 순이익 1조1692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지주회사인 SK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안겨다준 계열사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SMP 상한제 실시 등으로 SK E&S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GS가 지분 70%를 보유한 GS EPS도 지난해 3분기까지 2243억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2250억원을 벌어들인 GS에너지(지분율 100%) 다음으로 지주사에 기여도가 높았던 자회사다.

SK E&S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통한 전력사업과 열·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광양천연가스발전소, 파주문산천연가스발전소 등을 운용하면서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GS EPS도 당진복합 1~3호기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해 판매해왔다.

특히 이들은 2000년대부터 일찍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수입함으로써 원가 부담을 낮춰왔다. 원가 경쟁력은 유지한 상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도매가가 상승하며 지난해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비상장 자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하며 배당금 증가 등 수혜를 기대했으나, 실제 효과는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1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6일까지 주가가 2만3750원에서 2만1150원으로 11%가량 하락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전체 매출액 중 72%가 발전 부문에서 나온다. 지난해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 1650억원을 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순이익 5118억원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인천발전소 등을 운영해 수도권 발전설비 중 9%에 해당하는 설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병할 때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됐다"며 "하지만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익 절반 가까이가 포스코에너지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돼 위안이 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SMP 상한제로 이익이 크게 감소하게 생겼으니 주주로서는 합병 메리트가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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