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강이슬, 환승 챌린지에 바뀐 'MVP 운명'
기사내용 요약
MVP 수상한 진안 "놀랐어요"
최다 득점 신기록 강이슬 "MVP 놓쳤지만, 진안도 잘했다"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처음 도입된 '환승 챌린지'가 최우수선수(MVP)의 향방을 바꿔놨다.
8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신한은행 쏠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핑크스타가 블루스타에 98-92로 승리한 가운데 MVP로 호명된 것은 진안(27·부산 BNK)였다.
진안은 이날 경기에서 33득점 20리바운드로 펄펄 날아 생애 처음으로 MVP의 영예를 누렸다. MVP 기자단 투표에서 68표 중 65표를 획득해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진안은 상금 300만원을 품에 안았다.
3점슛 12방을 포함해 42득점으로 활약한 강이슬(29·청주 KB국민은행)은 올스타전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과 3점슛 기록을 새로 썼지만, 블루스타가 패배하는 바람에 MVP를 놓쳤다.
'환승 챌린지'가 둘의 운명을 뒤바꿨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번 올스타전에 환승 챌린지라는 독특한 이벤트 룰을 도입했다. 경기 중 양 팀의 선수 1명씩을 트레이드하는 것이다.
3쿼터 종료 3분 29초를 남기고 진행된 환승 챌린지는 60-63으로 끌려가고 있던 블루스타가 핑크스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 1명을 고르고, 보낼 선수는 랜덤으로 뽑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블루스타는 당연히 해당 시점까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5득점을 넣은 강이슬을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랜덤 방식으로 뽑은 보낼 선수는 블루스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0득점을 기록 중이었던 진안이었다.
진안은 핑크스타로 옮긴 후 13득점 13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에 힘을 더했다.
강이슬도 블루스타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후 3점포 5방을 포함해 17점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2005 여름리그의 트라베스 겐트(당시 신한은행), 2007 겨울리그의 로렌 잭슨(당시 삼성생명)이 기록한 종전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39득점)을 넘어섰다.
한 경기 최다 3점슛에서는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이슬이 2018~2019시즌 기록한 10개가 종전 최다 기록이었다.
하지만 핑크스타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올스타전 역대 최다 득점, 3점슛 기록을 쓴 강이슬 대신 진안이 MVP 주인공이 됐다.
올스타전 MVP 기자단 투표는 블루스타, 핑크스타에서 1명씩을 뽑는다. 이후 승리한 팀의 최다 득표 선수에게 MVP를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 기록이 더 좋은 강이슬이 진안에게 MVP를 내줘야했던 이유다.
진안은 "MVP로 내 이름이 호명된 후 놀랐다. 언니들이 계속 밀어주셔서 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강이슬은 "진안만 아니었으면 내가 MVP를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진안이 MVP를 가져갔다"며 농담섞인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하지만 오늘 진안도 열심히 하고, 잘했기에 진안이 MVP를 받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진안은 베스트퍼포먼스상까지 받으면서 이날만 상금 500만원을 챙겼다.
그는 "동료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야할 것 같다"면서 "처음에 블루스타로 시작했다가 핑크스타가 됐다. 올스타 선수 전원에게 맛있는 것을 사겠다"고 약속했다.
강이슬은 득점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역대 최다 3점슛 기록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강이슬은 "득점은 전광판에 떠서 알았는데 3점슛을 그렇게 많이 넣은 줄은 몰랐다. 그런 기록을 써서 무척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시즌 때 3점슛이 잘 안들어가는데 오늘 잘 들어가더라. 그동안 왜 그렇게 안 들어갔나 싶을 정도"라며 "마음 편히 즐겨서 그런 것 같다. 시즌 때에도 잘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도 사상 최초로 3연패 달성에 성공해 총 300만원의 상금을 챙긴 강이슬은 "MVP인 진안이 전원에게 대접한다고 하니 나는 우리 팀 선수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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