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경기침체에 가격 인상·혜택 축소…소비자 한숨만

유선희 2023. 1. 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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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호텔 업계 등이 잇따라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리고 멤버십 혜택은 축소하는 등 고객 대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소소한 혜택마저 줄이니 소비를 더 줄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호텔업계 역시 브이아이피 등급 산정 기준을 올리는 방식으로 혜택 축소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지난 1일부터 '리워즈 멤버십' 등급 기준을 개편해, 숙박일수만 등급 산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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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이마트 일부 PB제품 가격 10%↑
올리브영·비비큐는 포인트 적립률 축소
호텔·백화점은 멤버십 기준 상향
지난해 말까지 피비(PB) 제품 가격 동결을 선언했던 이마트가 이달 중 노브랜드·피코크 등 일부 피비 제품의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이마트 매장 모습. 이마트 제공

‘경기침체 목전이다. 가격 올리고, 혜택 줄여라!’

유통·호텔 업계 등이 잇따라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리고 멤버십 혜택은 축소하는 등 고객 대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소소한 혜택마저 줄이니 소비를 더 줄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8일 이마트는 이달 중 피비(PB·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유제품·과자류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가량 올린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말까지 노브랜드 상품 1500개와 피코크 상품 700여개의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는데, 새해가 밝자마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밀가루 등 급격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협력업체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며 “자체마진 축소,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가격 인상 최소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십 혜택 축소도 잇따르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3일부터 멤버십 등급별 씨제이원(CJONE)포인트 적립률을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베이비 올리브, 핑크 올리브 등급은 1.0%에서 0.5%로, 그린 올리브 등급은 1.5%에서 1.0%로, 블랙 올리브와 골드 올리브 등급은 2.0%에서 1.0%로 각각 적립률을 축소했다.

비에이치씨(bhc)가 운영하는 아웃백은 새해부터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아웃백 제공

비에이치씨(bhc)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새해부터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40만~60만원 이상이던 브이아이피(VIP) 혜택 기준 금액을 50만~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비비큐(BBQ) 역시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5%에서 3%로 조정한다.

소비자에게 ‘알짜’로 여겨졌던 각종 서비스 종료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간편절제인 쓱페이는 지난달 신세계 상품권을 쓱페이로 바꿔 아파트 관리비로 납부하게 하던 서비스를 종료했다. 쓱페이 내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상품권이나 금융사 포인트 전환금, 신용카드 충전금, 이벤트 적립금, 신세계 포인트 등으로는 결제할 수 없다.

호텔업계 역시 브이아이피 등급 산정 기준을 올리는 방식으로 혜택 축소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지난 1일부터 ‘리워즈 멤버십’ 등급 기준을 개편해, 숙박일수만 등급 산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투숙횟수, 숙박일수, 결제금 등 3가지 가운데 한가지 이상 충족하면 멤버십 등급을 부여해왔다.

워커힐 호텔은 멤버십 서비스 ‘프레스티지 클럽’ 연회비를 올렸다. 제이더블유(JW)메리어트 동대문은 지난 3일부로 실내수영장을 유료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투숙객에겐 수영장 이용이 무료였지만, 이제는 성인은 5만원, 어린이는 2만5천원을 내야 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등급 산정 시 가족 단위 합산 제도를 폐지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도 가세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브이아이피 멤버십 등급을 산정할 때 가족 단위로 합산했던 제도를 폐지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연 구매액 400만원 이상인 브이아이피 고객에게 제공해 온 무료 음료 상시 제공 혜택을 없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원성이 나오고 있다. 호캉스를 즐긴다는 30대 직장인 윤아무개씨는 “호캉스의 핵심인 수영장을 유료로 하는 동리엇(동대문 메리어트)의 정책에 실소가 나온다. 이젠 발길을 끊을 듯 싶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고아무개씨는 “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마트·백화점·프렌차이즈까지 줄줄이 혜택을 취소하다 보니, 연초부터 ‘올해는 더 살기 힘들어지겠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며 “회원가입을 할 때는 각종 혜택을 앞세우더니, 폐지할 땐 소비자 의견 따윈 안중에 없어 보여 화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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