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기다렸다” 격리 사라진 베이징 공항…코로나 확산세는 지속 [특파원+]
보아오 포럼 등 국제행사 개최… 3연임 확정 시 주석도 참석할 듯
통계 의구심에 입국 규제국 증가… 단기간 왕래 늘지 않을 듯
“오늘만을 기다렸습니다.”
코로나19 발생후 2020년 3월부터 해외발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중국이 시행하던 입국자 격리가 폐지된 8일 서우두국제공항 입국장은 입국자와 그들을 마중나온 이들로 오랜만에 붐볐다. 국제선 비행편 외에 홍콩과 마카오 등을 통해 비행기로 베이징에 오는 이들에 대한 격리도 함께 폐지됐다.
중국 격리 기간 외국에서 입국한 이들은 공항에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을 받은 후 공항 내에서 버스를 타고 격리 시설로 이동했다. 베이징 기준 최장 3주간의 격리 정책 시행 후 꼭 필요한 업무 또는 생활 관련 사유가 없는 사람에게 중국은 갈 수 없는 나라였다. 중국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방역 만리장성’을 세운 것이다.
8일부터 중국에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입국후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일반적 검역 절차에서 이상이 없으면 격리 없이 곧바로 자택 등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발급한 비자 등 방문·체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코로나19 PCR 검사 음성 결과만 있으면 된다.
서우두 공항에 이날 도착한 국제선 항공편은 모두 8편이었다.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하면 폴란드 바르샤바,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마드리드발 3편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연례 보아오(博鰲)포럼이 3월 상순에 개최될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하이난(海南)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보아오포럼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수준으로 외빈을 초청할 계획이며, 당시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에는 14개국 정상과 140여 명의 각국 장관급 인사를 포함해 60개국 인사 2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양회 때 주석직 3연임을 확정하는 시진핑 국가주석도 보아오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내에서 외국 정상을 불러모아 대관식을 여는 셈이다. 작년 개최 예정이었다가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 23일∼10월 8일 개최된다. 2021년 4월 개최 예정이었다가 연기된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도 7월 개막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을 오가는 인원이 단기간 내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국가들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와 중국발 새 변이 유입가능성을 감안해 도착 후 코로나 검사 등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증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에선 위드코로나 이후 처음 맞는 춘제(春節·설·1월22일) 기간 대규모 이동으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춘윈(春運)으로 불리는 특별수송 기간인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0일간 연인원 20억9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인 99.5%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상하이 등 일부 지역은 귀향을 포기하고 남아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현금과 쿠폰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2∼3년간 고향을 못갔기에 올해는 귀향을 결심한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유명 경극 배우 추란란(儲蘭蘭), 후푸밍(胡福明) 전 난징대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의 사망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다. 최근 사망한 유명인사의 사인이 코로나19로 확인된 경우는 없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실상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코로나19를 사망원인으로 보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달 12일 이후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22명뿐이라고 발표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검역 강화 조처를 취하는 국가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포르투갈은 7일(현지시간)부터 중국발 항공편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출발 전 받은 코로나19 결과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10일부터 동일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당국은 중국발 항공편 기내에서는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일 유럽연합(EU)이 모든 회원국에 중국발 입국자 대상 검역 강화를 강력히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일찌감치 입국 규제에 나섰고, 유럽연합(EU) 권고가 나온 뒤 독일, 스웨덴, 벨기에,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주요국들이 잇달아 유사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룩셈부르크의 경우 자국민들에게 중국여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외교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현재 불필요한 중국 여행은 삼갈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과부하가 걸린 (중국의)보건 체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우두 국제공항(베이징)=글·사진 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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