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기현 장남 결혼에 축하전화…‘윤심’의 무게는?

[국민의힘 권력투쟁]김기현, 사실상 친윤계 단일후보 평가
3월 전당대회 앞두고 축하전화 해석 분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가운데) 의원과 출마를 검토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큰아들 혼사를 치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아드님 결혼을 축하드린다. 왜 미리 말씀을 주지 않으셨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의 큰아들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가족·친지만 참석한 채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다. 김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대통령께서 주신 전화는 집안 경사에 따른 축하 차원이었다”며 “소란스럽게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 생각해 대통령과 주변분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한 점 송구하고 축하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 의원의 통화는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3월8일)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지난해 11월 김 의원과 독대 만찬을 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김 의원에게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싣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일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의원이 친윤계 단일 후보로 정리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같은 날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녀를 3명 낳으면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금 원금까지 탕감’해주는 내용을 담은 헝가리식 저출생 대책을 거론한 다음날, 대통령실이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고 부인하면서,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