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가 `부동산 대못` 뽑은 효과, 둔촌주공·장위자이 먼저 누리나

이미연 2023. 1. 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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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자이 레디언트 모델하우스 오픈 당시 모습.

연초부터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과감하게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청약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청약시장 관심은 '둔촌주공 일병 살리기'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몰려있지만, 규제완화 첫 성적표는 장위4구역 재개발인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서류접수를 받은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계약률은 60% 가까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이대로 미계약분이 발생한다면 조만간 무순위청약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총 2840가구 중 일반분양 1330가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보다 당첨자발표일이 하루 늦지만, 올림픽파크포레온(총 1만 2032가구 중 일반 4786가구)보다 일반분양 세대수가 적어 예당 접수까지의 일정이 먼저 끝났다. GS건설 관계자는 "청약 당첨자 정당계약은 작년 말에 이미 끝났고, 예비당첨자까지 계약을 마쳤는데 정부의 규제 완화로 당초 예상보다 계약률이 10%포인트 가량 더 높아진 것 같다"며 "전매제한 축소와 실거주의무 폐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시장에서는 "그나마 선방했다"는 의견과 "예상했던대로(미분양)"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우선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두군데 모두 청약을 넣을 수 있었던터라 이번 대책 발표로 장위4구역 당첨자가 둔촌주공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60% 가까운 계약률이 나왔다면 선방이라는 평가다.

한 유명 부동산 전문가는 자신의 SNS 계정에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권 계약했다. '미분양난다, 너나 받아라'는 비판이 많아 직접 넣었다"며 "유주택자라 가점 0점임에도 예비당첨자 번호를 받았고, 계약하고 나왔다"고 인증하기도 했다. 둔촌주공(전용 59㎡)와 장위4구역(전용 84㎡) 둘다 10억원 수준이면 둔촌을 선택해야 하지만, 1.3대책으로 둔촌주공은 가망이 없어졌고 되려 장위는 1.3대책 전 정당계약이 끝난터라 포기자들이 많아 예당으로 물량이 많이 넘어왔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정도 미계약 발생은 당연히 예상됐다는 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12월 말 정당계약 직전 (긴급)대의원회의를 열고 '중도금대출 금리 연 6% 초과 이자분 대납' 방안을 통과시켰다. 계약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적어도 300억원 이상의 일반분양 수익, 즉 '조합 수익'을 포기한 것. 이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60%에 그쳤다면 대책 효과를 누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장위뉴타운의 경우 올해 안에 장위4구역 바로 양옆에 위치한 장위6구역(1637가구)과 장위10구역(2004가구)이 나올 예정인데다가, 이 곳에서 멀지않은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에서의 신규 분양물량이 적지 않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 완화가 되려 시장에 '추가 하락 사인을 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가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며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은 지금보다 부동산 시장이 더 하락할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금리 부담까지 겹쳐 저금리 시기를 기억하는 청약수요의 선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둔촌주공의 경우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업계에선 지난달 사전에 진행한 당첨자 서류 접수 건수 등에 비춰 둔촌주공의 초기 계약률을 당초 40%대로 점쳤으나, 1.3대책 발표 후에는 이달 17일까지 지정계약기간 내 계약률이 70~8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대치는 현재 둔촌주공 현장 인근에 등장한 '떴다방'(분양권 전매 중개업소)이 반영하고 있다.

또한 정당계약 결과가 좋지 않아도 이번 대책에서 안전장치가 하나 더 나온터라 완판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2월 중 무순위 청약자격요건 중 '무주택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장위4구역의 줍줍 청약이 1월 중 나온다면 기존대로 다주택자의 청약은 제한되고 그 이후 차수의 무순위 청약부터 다주택자의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의 경우는 4월 중 무순위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라 유주택자들의 참여가 가능하다.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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