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야, 레스토랑이야 … 먹방 핫플만 5곳, 해비치 '호텔밖' 레스토랑의 진격

2023. 1. 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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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심장 종로와 광화문 일대 먹방 핫플만 5곳. 흥미로운 건, 이 운영사가 한곳이라는 점이다. 더 놀라운 게 있다. 그 정체가 특급호텔이라는 거다. 롯데, 신라 같은 서울 터줏대감도 아니다. 주인공은 제주 한켠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은밀하게 서울 상륙 작전 돌입, 하나둘 거점을 늘리더니 서울에만 5개, 부산에까지 상륙해 1개 레스토랑을 또 운영하고 있다. 오픈하는 것마다 대박 행진이다. 심지어 올 2월에서는 명동에만 레스토랑 3개를 무더기로 오픈한다. 외국계 영문 브랜드가 난무하는 호텔가에서 한글로 된 브랜드를 기어이 고집하며 세를 불리고 있는 해비치. 그 진격이 매섭다.

◆호텔이야, 레스토랑이야

해비치의 상륙작전이 시작된 건 2018년이다. 연말 서울의 심장 종로 한복판에 뉴아메리칸 레스토랑 마이클 바이 해비치를 오픈한다. 호텔 밖으로 나선 첫 업장. 게다가 서울 첫 상륙이었으니, 여러모로 공을 들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숫제 뉴욕으로 공간 이동을 한 듯한 느낌이 들게 구성한 게 핵심. 뉴욕 트라이베카에 있는 레스토랑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높은 층고, 널찍한 테이블 간격, 대리석과 골드 마감까지 신경을 썼다. '뉴 아메리칸 퀴진' 콘셉트까지 결합하며, 광화문 일대를 대표하는 핫플레이스(hot place)로 안착한다.

연이은 상륙작전 선봉에는 중식당과 한식당이 선다. 역시나 2020년 5월, 마이클 바이 해비치와 같은 건물 내에 오픈한 중식당 중심과, 한식당 수운이다.

한식당 수운은 이미 품격 있는 한식의 핫플레이스다. TV 화면을 통해 익숙한 재계 오너들도 자주 찾는다. 요리의 핵심은 양반가 음식. 레스토랑이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 둥지를 튼 점에 착안해, 조선시대 반가 음식을 콘셉트로 고서를 연구·재해석해, 사라져가는 양반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손이 많이 가서 접하기 힘들어진 음식은 기본이고 김치, 장아찌 등 찬과 전통 병과, 식혜 등 디저트까지 모든 요리을 수운의 셰프들이 직접 만들어낸다.

수운의 시그니처는 원목 테이블이다. 식당 중앙 한복판에 40여 m를 통으로 이은 원목 커뮤널 테이블이다. 원목의 나이만 무려 100여 년. 이 원목의 기운을 받기 위해 프라이빗 룸 대신 이곳에 앉는 이들도 있다.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식문화가 이어진 한식당의 의미처럼 유구한 세월을 의미한다.

조명도 인상적이다. 조명의 갓이 한지다. 전통 한복의 옷소매에서 모티브를 얻은 권중모 작가의 작품인 셈. 여기에 라기환, 문도방 등 한국 도예작가의 백자 식기를 사용하는 등 오감으로 한국적인 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 게 매력이다.

중식당 '중심'은 슬로 중심이 콘셉트다. 셰프가 직접 뽑는 자가 제면, 오랜 시간 공들여 뽑아내는 육수나 재료들을 사용해, 몸에 보양이 되는 메뉴들, 제주산 녹차로 블렌딩한 티 등을 선보인다.

일식당 '스시 메르' 역시 강북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급호텔 수준의 고급 오마카세를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치트키 '스패출러'

해비치의 공격적인 외식 사업 뒤에는 일등 공신이 있다. 2014년부터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내 식음료 연구 부서로 있던 '푸드랩(Food Lab)' 스패출러다.

스패출러는 작년 6월 신사동으로 이전해 해비치 레스토랑 확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에 걸쳐 연구개발(R&D)실, 공유 주방, 숙성 발효실, 팝업 레스토랑 '스패출러 바이 해비치',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별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식, 중식, 양식, 베이킹 등 음식의 문화와 장르를 뛰어넘어 모든 요리를 입체적으로 시도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테스트 베드 역할도 한다. 연구개발한 메뉴를 2~3개월의 한정 기간 동안 일반인에게 선보이는 팝업 형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팝업 메뉴로 선보인 게 '페르시안 코스'다. 두 번째는 '캐리비안 코스'를 내놓아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현재는 미국식 중국 요리(American Chinese Cuisine)를 콘셉트로 한 '차이니즈 퀴진' 코스를 실험 중이다. 중국, 홍콩에서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콘지'와 함께 딤섬과 방방치킨, 가지 완자 등 다채로운 전채 음식을 비롯해 고급 중국 요리인 '북경오리', 복건식 볶음밥 등이 코스로 구성된다. 이 요리는 오는 2월 서울 명동에 해비치가 새롭게 열 중식당에 적용된다.

해비치는 올 2월 서울 명동의 르메르디앙&목시 호텔이 들어서는 건물 내에 양식당, 중식당, 일식당 총 3개의 레스토랑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윤지숙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팀장은 "호텔 내 레스토랑은 밖으로 향하고, 외부 모던한 레스토랑은 호텔 내로 다시 품는 선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레스토랑 부문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해, 전사적인 브랜드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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