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애플페이 주목해야…금융소비자에 새로운 경험 줄 것"

임유경 2023. 1.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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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인터뷰
마이데이터 제공 범위 720개로 순차 확대
5월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애플페이 한국 상륙
올해 핀테크 혁신 이끌 요인으로 지목
정부에는 합리적인 규제 환경 마련 요청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올해 핀테크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마이데이터 제공범위 확대와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애플페이의 한국시장 상륙입니다. 처음부터 파급력이 크진 않을 수 있지만, 소비자가 조금 더 편리한 금융을 체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 기업들은 경쟁할 수밖에 없고 서비스는 진화할 것입니다. 이런 선순환의 시발점이 될 거라고 봅니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핀테크 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금융 혁신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소비자 경험 다각화가 서비스 진화 촉진할 것”

그는 올해 핀테크 산업의 중요한 변화로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의 확대’를 꼽았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하고,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추천과 투자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현재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는 492개인데, 오는 6월까지 720개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제공)

정보 제공 범위가 늘어나면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 유형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는 소비 패턴을 분석해주고 필요할 만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소득 수준이 비슷한 사람과 더 정교하게 비교하고 자산을 증식시켜 나가는 경로를 개인 맞춤형으로 가이드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5월 시작될 대환대출 플랫폼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1·2금융권의 대출상품을 모바일 앱으로 비교하는 것은 물론 상품을 갈아탈 수도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이 회장은 “현재 대출비교 서비스는 추천밖에 할 수가 없어서, 소비자들이 실제 대출을 갈아타려면 금융 서비스들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사의 빅테크 예속을 우려해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데도 논의조차 못 하고 있었는데, 고금리 시대에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커지면서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출시로 촉진될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단독 제휴를 통해 국내 상륙을 준비 중이다. 금융약관 심사 등에 시간이 걸려 출시가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안에는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애플페이 상륙 자체보다, 애플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NFC 지원 단말기가 많지 않아 애플페이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애플페이의 등장만으로 다른 간편결제 업체들이 다 긴장하고 있지 않느냐”며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은 소비자로선 긍정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근주 회장은 이 3가지 변화가 모두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산업에 의미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토스가 전화번호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을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송금에 공인인증서를 쓰도록 했던 은행도 퀵송금 같은 간편한 송금 방식을 도입한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소비자 경험이 증가하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기업들이 내놓는 상품의 수준도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이데이터, 대환대출 플랫폼, 애플페이가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보호와 산업 진흥 사이 유연한 규제 필요”

정부에는 혁신 금융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 환경 마련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정부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5차까지 진행하면서 규제샌드박스 심사를 민간위원 위주로 개편하는 등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규제 개선에 나섰다. 특히 금융규제혁신회의에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참여해 앞으로도 더 많은 규제 혁신을 추진할 것이란 신호를 줬다”며 지난해 정부의 규제혁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올해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빨리 사업화할 수 있도록, 현재 3~4개월 걸리는 부수·겸영업무 신고 수리 기간이 단축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머지포인트 사태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 중인데, 핀테크 산업이 경직되지 않도록 유연한 법 적용을 고민해 달라”고 건의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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