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히는데···PB 가격 올리고 멤버십 혜택 줄이는 ‘짠물경영’
원자잿값 인상에 이은 경기침체 예고에 유통업계가 ‘짠물경영’에 돌입했다. 금리 인상 등의 영업 환경악화로 자체브랜드(PB) 가격은 올리고 멤버십 혜택을 축소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중 PB 노브랜드·피코크 일부 제품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 유제품과 과자류 등이 인상 품목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12월 노브랜드 상품 1500여개와 피코크 상품 700여개 가격을 동결해 왔으나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최근 밀가루 가격이 40%, 설탕 가격이 20% 넘게 올라 원자잿값 인상 압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됐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부 상품에 한해 인상할 예정”이라며 “일반상품 대비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상품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헬스앤뷰티(H&B) 업체인 CJ올리브영도 지난 3일부터 멤버십 등급별 CJONE 포인트 적립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베이비 올리브와 핑크 올리브 등급은 1.0%에서 0.5%로, 그린 올리브 등급은 1.5%에서 1.0%로 각각 낮췄다. 올리브영은 멤버십 규모가 확대돼 운영 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립률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BBQ가 내달 멤버십 개편을 통해 포인트(회원) 적립률을 기존 5%에서 3%로 낮출 예정이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기존보다 10만~20만원 이상 써야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멤버십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신세계그룹의 간편 결제인 쓱페이는 지난달 신세계 상품권을 쓱페이로 바꿔 아파트 관리비로 납부하는 서비스를 종료했다. 쓱페이 내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신세계상품권과 금융사 포인트 전환금, 신용카드 충전금 등 준현금성 충전금으로는 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식품 등의 물가 인상 부담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어 유통업계의 경영 전략 변화가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황 속 체리슈머(필요한 만큼 알뜰하게 소비하는 사람)가 늘면서 마케팅 비용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아 유통업계가 판촉 비용 감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2번 이상의 ‘n차 가격인상’으로 원자재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던 유통업계가 또다시 혜택 줄이기에 나서면 소비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어 세심한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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