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임박? 이번주 금통위서 베이비스텝 유력
지난해 소비자물가승상률 5.1%로 높아
이창용 "물가에 중점 둔 금리 운용" 강조
'핵심지표' 美 근원CPI상승률 둔화세 약해
연준 "물가안정 목표 달성" 인상기조 재확인
최종금리 3.5%에서 3.75%로 오를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꾸준히 '물가에 중점을 둔 기준금리 정책 운용'을 강조해온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최근 금리인상 기조를 못 박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1% 오르는 등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가파른 상황에서 금통위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 물가안정 강조..금리인상에 힘실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번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 기준금리 3.5% 시대가 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 총재의 '입'과 속속 발표되는 경제지표 '숫자'들이 베이비스텝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이 총재는 최근 한달간 '물가안정' 목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도 "물가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우리 목표치로 수렴한다고 확신하는 근거가 있을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물가안정은 한은의 바꿀 수 없는 의무"라고 한 바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1%로 한은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돈다. 지난해 12월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더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 물가(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1월 5.1%까지 높아졌다. 7월 4.7%, 8월과 9월 각 4.8%, 10월 5%를 기록한 후 오름폭이 확대된 것이다.
안재균 신한금융그룹 채권전략팀장은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수요가 아직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0.25%p 인상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번달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했던 노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점, 시장에 불필요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 미국 통화기조도 여전히 긴축적
최근 미 연준의 매파 발언과 미국 경제지표도 베이비스텝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당분간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되돌리기 위해 제약적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물가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는 위원회의 의지가 약한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란 FOMC 의사록 내용은 한은의 '물가안정 관리 목표'와도 궤를 같이한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 박으며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줬다.
한은 금통위 또한 미 연준의 이같은 통화정책 기조에 이번달에는 발 맞춰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새해부터 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채권시장 돈맥경화와 최근의 환율 안정세 등을 고려해 우리 통화정책이 꼭 미국과 발 맞춰 갈 필요가 없으며, 이번에는 동결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연준 의사록 공개 이후 금통위원들도 0.25%p 인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13일 금통위에서 0.25%p를 인상할 경우, 우리 기준금리는 3.5%로 미국 기준금리(4.25~4.50%)와 격차는 0.75~1.0%p로 좁혀진다.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 인상이라는 역사도 새로 쓴다. 한은은 지난해 4월을 시작으로 5, 7, 8, 10, 12월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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