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쩐’ 글로벌 돈장사꾼 이선균 참교육 시동..“가족은 냅뒀어야지!”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3. 1. 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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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테이큰’의 리암 니슨이 말했다. ‘노바디’의 밥 오덴커크도 말했다. 그리고 ‘법쩐’의 이선균도 말한다. “가족은 건드리지 마!”

SBS 금토드라마 ‘법쩐’(김원석 극본, 이원태 연출)이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장사꾼’과 ‘법률기술자’의 통쾌한 복수극”이란 기획의도를 걸고 막을 올렸다.

은용(이선균 분)은 사모펀드 ‘체인지’의 실질적 오너이자 투자총괄이다. 숫자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과 기억력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뛰어들었고 한국을 떠나 10년간 세계를 무대로 돈으로 더 큰 돈을 버는 천직에 열심이었다.

몽골에서 땅 사재기 중이던 은용에게 아들같은 조카 장태춘(강유석 분)의 SOS가 당도한다. 형사부 말석 검사인 장태춘은 쏠라바이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중 퀵을 통해 받은 의문의 장부에서 명동 사채꾼들이 애용하는 숫자 암호를 발견하고 한때 사채시장의 총아였던 은용에게 해석을 부탁한 것이다.

태춘의 부탁을 들어주던 은용은 그것이 자신에게 보내는 박준경(문채원 분)의 SOS임을 간파하고 준경의 어머니이자 자신을 아들처럼 받아줬던 블루넷 윤혜린(김미숙 분) 대표의 유고를 확인, 귀국길에 오른다.

예측대로 명동의 사채왕 명회장(김홍파 분)이 안테나에 포착된다. 명회장의 사위인 황기석(박훈 분)이 뇌물증여혐의로 윤혜린을 긴급체포했고 윤혜린은 이후 우울증에 빠져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정리돼 있었다. 윤혜린의 죽음까지가 명회장과 그가 돈으로 구축한 법조카르텔간 야합의 결과라 받아들인 은용은 “명회장은 선을 넘어버렸다”며 복수를 다짐한다.

은용과 명회장은 모진 인연이다. 소년원을 출소한 은용은 돈을 벌기 위해 명회장 산하에서 용역깡패 생활을 했다. 주먹 좋고 숫자에 밝은 은용은 명회장의 눈에 들었고 그 밑에서 사채시장 일을 배운다.

사람답지 못한 일을 하면서도 은용이 사람으로 살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윤혜린과 박준경 덕이다. 은용과 박준경은 기차에서 행패부리던 불량배들에 함께 맞섰고 윤혜린은 소년범 출신의 고아 은용의 보호자 역까지 맡아주었다. 이후 피붙이는 아니지만 가족처럼 지내온 세사람이었다.

은용이 명회장으로부터 독립할 때도 윤혜린은 첫 고객이 되어 블루넷 지분을 담보로 맡겨주었고 명회장은 은용의 독립도 달갑지 않은 판에 비전있는 기업 블루넷에 대한 욕심까지 겹쳐 은용을 테러하고 강제로 지분을 넘겨받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명회장 수하들의 마수를 벗어난 은용은 주가를 폭락시켜 블루넷을 부도내 삼키려는 명회장의 야욕을 통찰하고 그에 맞서 작전팀을 구성, 블루넷의 주가방어에 나서 주가폭락에 나선 명회장의 공매도 전략을 분쇄한다.

그리고 만난 명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전방위로 뿌려진 차명계좌를 언급하며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명회장은 은용에게 명동에서 1원 한 장이라도 거래했다간 끝을 보겠다고 협박한다.

그래서 10년 세월 한국을 떠났던 은용이다. 그런데 명회장이 가족을 건드렸다. 어머니 같던 윤혜린을 사지로 몰았다. 10년 세월이 명회장으로 하여금 은용의 경고를 잊게 만들었는 지, 눈앞에서 놓쳤던 블루넷에 대한 욕심이 눈을 가렸는 지, 검찰이란 공권력을 등에 업어 자신감이 과했는 지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명회장이 인계철선을 건드렸으니 은용의 참전은 불가피해졌고 이제 명동 사채꾼 명회장은 세계금융시장에서 단련된 돈장사꾼 은용을 상대하게 생겼다.

은용의 진용이 검찰에서 도태돼 군법무관으로 있는 박준경과 형사부 말단검사 장태춘이라면 명회장 입장에서 충분히 가소로울 수 있다. 파트너 홍한나(김혜화 분)를 전면에 내세웠으니 은용의 실체도 상당기간 파악 못한 채 10년 만에 등장한 은용조차 가소롭게 보아넘길만 하다.

이 대목에서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 떠오른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다 늙은 리암 니슨도, 20년 샐러리맨 밥 오덴커크도 찰지게 참교육하는 판이다. 현역 글로벌 돈장사꾼 이선균의 교육은 얼마나 통쾌하게 호될지 명회장이 안쓰러워질 지경이다. 그러게 가족은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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