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의 세계에서 펄떡이는 캐릭터들[스경연예연구소]
작가 김은숙이 창조한 캐릭터들이 온라인에서 핫하다.
‘로코여왕’ 김은숙이 내놓은 첫번째 장르물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연일 화제다. ‘더 글로리’는 지난달 30일 파트1 첫 공개 후 6일 만에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4위에 올랐다. 최근 종방한 ‘재벌집 막내 아들’에 이어 요즘 ‘더 글로리’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김 작가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복수극 ‘더 글로리’를 통해 장르물에 처음으로 도전하며 “애정신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트1 까지는 복수극보다는 문동은(송혜교)과 주여정(이도현)의 러브 스토리가 더 가슴을 후벼판다. 오히려 그 어렵다는 ‘장르물에서의 로맨스’를 ‘김은숙은 해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장르적으로 아쉬움에도 확실한 건 김은숙이 펜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점이다. ‘도깨비’ 김신, ‘시크릿 가든’ 김주원, ‘태양의 후예’ 유시진, ‘신사의 품격’ 김도진, ‘파리의 연인’ 한기주 등 그가 창조한 캐릭터는 십 수년이 흘러도 화자되고 활용된다. 주인공 뿐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 역시 배우들의 본래 이미지를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하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그의 마법은 이어진다. 하나같이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는 박연진(임지연)을 비롯한 ‘학폭 5인방’ 멤버가 눈길을 끈다. 어린 시절부터 연진을 좋아했지만 그의 마음은 갖지 못한 채 불륜이라는 형태로 주변을 서성이는 금수저 전재준(박성훈), 부자의 삶을 동경해 갖은 모욕을 당하면서도 ‘돈’에 영혼을 잠식당한 채 살아가는 극강의 속물 최혜정(차주영), 대형 교회 목사의 딸이자 인정받는 화가이지만 알고보면 마약에 쩌든 ‘약쟁이’ 화가 이사라(김히어라), 부자친구들의 삶에 기생해 살고 있는 손명오(김건우) 모두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혔다. 누리꾼들은 “배우들의 캐릭터가 눈길을 끌어서 전작과 SNS등을 찾아보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드라마에나 볼 수 있는 ‘빌런’ 들이지만 이들이 펄떡이며 살아있는 이유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 때문이다. ‘더 글로리’ 역시 김 작가 특유의 라임 맞추기식 ‘핑퐁대화가’ 등장하고, 캐릭터 표현을 위한 절묘한 상황 묘사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최혜정이 자기 부모님 세탁소에 맡긴 명품 원피스를 훔쳐 입고 모임에 나와 굴욕을 당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혜정은 자신에게 모욕을 준 친구들이 떠나자 곧바로 웃는 얼굴로 셀카를 찍어 “친구들이(옷을)사줬다”는 거짓 글과 함께 SNS에 올리는 모습으로 비굴함의 끝판왕을 표현한다.
연진의 남편인 ‘나이스한 개새끼’ 하도영(정성일) 캐릭터에 푹 빠진 이들도 많다. 굴지의 건설사 대표로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많은 그는 겉으로 보기에 ‘나이스’ 해 보이지만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삶에 익숙하다. 시청자들은 그의 ‘어른 섹시미’에 헛갈린 마음을 느낀다. 또 동은의 복수극에 참여하게 된 “매 맞지면 명랑한 년” 강현남(염혜란) 역시 지금까지 드라마에 등장해온 가정폭력 피해자와 달리 ‘신선’하게 그려진다.
김은숙 작가의 섬세한 글쓰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더 글로리’는 총 16부작이며, 3월 파트2가 공개된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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