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모셔온 사우디, 국가 생존을 위한 절실한 선택?
포뮬러원(F1) 대회 개최. 2019년 복싱 헤비급 세계타이틀전 개최. 2021년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2022년 LIV골프 챔피언십 창설. 2027년 아시안컵 유치 유력. 2030년 월드컵 유치 도전. 리오넬 메시와 홍보대사 계약 체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계 최고 연봉으로 영입.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밟아온 행보다. 사우디가 국제 스포츠에서도 최고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미국·유럽에 쏠린 무게추를 반감하려는 행동들이다. 카타르 조지타운대학 부교수 다니엘 라이체는 최근 CNN에 “사우디가 국제적으로 강력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드 파워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소프트 파워에 투자하는 게 카타르 사례에서처럼 잘 가동될 수 있다는 걸 사우디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축구단 알 나스르는 최근 호날두를 영입했다. 연봉 7500만 달러(약 951억원), 계약기간 2년이다. 호날두 영입 후 클럽 인스타그램 팔로우가 530만명 이상 늘었다. 트래픽 폭증으로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했다. 알 나스르는 사우디 다각화 계획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 자회사 키디야 투자회사(QIC)가 운영한다. CNN은 “사우디가 호날두를 데려온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걸프 군주국으로 스포츠에 대한 야망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라며 “국제 스포츠계에서 진지한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사우디는 국제사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네옴 프로젝트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네옴(Neom)’은 그리스어로 새로움을 뜻하는 네오(Neo)와 아랍어로 미래를 뜻하는 무스타끄발(Mustaqbal)의 M을 따서 이름을 만든 가상 도시다. 900만명이 친환경 에너지 자급자족할 수 있는 미래도시 ‘더라인’, 최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를 북서부 홍해 연안에 구축하는 게 골자다. 높이 500m, 폭 200m, 길이 170㎞로 유리 벽을 세운다는 발상은 공상에 가깝지만 어쨌든 사우디는 첨단 도시 건설을 앞세워 글로벌 자본과 인재를 끌어모으려고 한다는 게 중론이다.
사우디는 세계 석유량 25%를 보유하고 있다. 석유로 부국이 됐지만 오일머니 때문에 인재 양성, 산업 다각화는 더뎠다. 석유가 없어도 부국이 될 수 있는 기틀을 석유가 있을 때 마련하자는 게 2016년 발표된 ‘사우디비전 2030’ 핵심이다. 사우디는 외국 자본 유치, 외국 인재 영입과 함께 국내 인력 동참을 필수로 요구한다. 외국 자본과 인재로 자국민 역량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동시에 사우디는 젊은 인재 육성, 여성 사회활동 권장 정책도 펴고 있다. 프랑스 릴에 있는 SKEMA 비즈니스학교 스포츠 및 지정학 경제학 교수 사이먼 채드윅은 “주요 수입원인 석유, 가스에서 파생되지 않은 다른 산업에 광범위하게 기반을 둔 탄력적인 경제를 창출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사우디 행보를 곱게 보지 않은 시각도 존재한다. 사우디가 2018년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를 살해하고 2015년 예멘에서 전쟁을 일으키면서 국제사회에서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이유다. 물론 이것도 일리가 있지만 동시에 사우디 개방의지를 알리는 신호도 여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우디는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 아프리카·중동국가 모로코가 최초로 4강에 들었다. 카타르도 숱한 비판 속에 월드컵을 잘 치렀다. 사우디도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싱가포르 국제학 연구자 제임스 도르시는 “글로벌 인재 영입은 ‘비밀스럽고 매우 보수적’이라는 군주제에 대한 평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채드윅 교수는 “사우디가 호날두를 영입한 것은 사우디가 국제축구계에서 최고 경쟁자이자 정당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사우디가 더 많은 국제 인재를 끌어들인다면 상업적으로도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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