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에 왜 우리까지”...주가 10% 넘게 빠진 종목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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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가 상한제 도입 직격탄
SK E&S˙GS EPS 매출 감소
SK˙GS 주가 한달새 12~14% 뚝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SK와 GS 등 주요 지주사들 주가가 최근 한달새 10% 넘게 하락했다. 전력 도매 가격(SMP)에 상한을 두는 SMP 상한제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면서 각 지주의 자회사인 민간 발전 사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 이후 이달 6일까지 SK 주가는 21만7500원에서 18만6500원으로 14% 하락했다. GS 주가는 4만7850원에서 4만2050으로 12%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두 지주회사의 주가 하락에 지난달부터 시행된 SMP 상한제 영향이 크다고 해석하고 있다. SMP상한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달 초순 SK는 주가가 7%, GS는 주가가 5% 하락했다. 이후 회복하지 못하던 주가는 배당락이던 지난달 28일 이후 낙폭을 더 키웠다.

SMP상한제는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공급하는 민간 발전 사업자들이 한전에 파는 전기 도매가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판매가에 제한이 생기니 민간 발전사인 SK E&S와, GS EPS의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각 기업이 올해 최소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 감소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SK E&S는 올해 1조2900억원, GS EPS는 5190억원의 잠재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합병한 포스코에너지는 매출이 655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전력 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 SMP가 kWh(킬로와트시)당 250원 수준이라 가정하면 상한제 적용에 따라 실적 적용 SMP는 190원으로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250원을 적용했을 경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액에서 190원을 적용한 매출액을 감한 수치를 각 기업들의 손실로 계산한 것이다.

SK가 지분 90%를 보유한 SK E&S는 지난해 3분기에만 1조1692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지주회사인 SK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안겨다 준 계열사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SMP 상한제 실시 등으로 SK E&S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GS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GS EPS도 지난 3분기에만 2243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2250억원을 벌어들인 GS에너지(지분율100%) 다음으로 지주사에 기여도가 높았던 자회사다.

SK E&S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통한 전력사업과,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광명천연가스발전소, 파주문산천연가스발전소 등을 운영하면서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GS EPS도 당진복합 1~3호기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해 판매해왔다.

특히 이들은 2000년대부터 일찍이 LNG를 직접 수입함으로서 원가 부담을 낮춰왔다. 원가 경쟁력은 유지한 상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 도매가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비상장 자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하며 배당금 증가 등의 수혜를 기대했으나 실제 효과는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12월 이후 지난 6일까지 주가가 2만3750원에서 2만1150원으로 11% 하락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전체 매출액의 72%가 발전 부문에서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6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순이익 571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인천발전소 등을 운영해 수도권 발전설비의 9%에 해당하는 설비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주들은 SMP상한제로 ‘이중고’를 겪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에너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발행주식수가 늘어 주주가치가 떨어진데다 포스코에너지의 이익도 예상보다 많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병할 때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희석됐지만,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익 절반 가까이가 포스코에너지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위안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SMP상한제로 이익이 크게 줄게 생겼으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합병의 메리트가 적어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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