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오른 매카시, 트럼프·초강경파에 발목 잡히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개원 후 나흘간 미국 하원을 마비시킨 의장 선출 불발 사태가 15번째 투표에서 케빈 매카시 신임 의장 선출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164년 만에 가장 긴 투표로 공화당 내부의 난맥상이 극명히 드러났고, 매카시 의장이 초강경파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 는 연방정부 약화가 초강경파가 노리는 바라며 "매카시 의장이 자리를 얻으려고 한 양보는 반란자들에게 혼란의 씨를 뿌릴 수단을 더 많이 줬다"고 했다. 뉴욕>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원 후 나흘간 미국 하원을 마비시킨 의장 선출 불발 사태가 15번째 투표에서 케빈 매카시 신임 의장 선출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164년 만에 가장 긴 투표로 공화당 내부의 난맥상이 극명히 드러났고, 매카시 의장이 초강경파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하원은 7일 새벽(현지시각) 15번째 투표에서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하원은 3일 이후 14차례 투표에서 의원 435명 중 과반(218명) 지지 확보자가 없어 의장이 공석인 상태로 취임 선서 등 업무를 진행하지 못해왔다. 공화당 의원 222명 중 ‘프리덤 코커스’ 소속을 중심으로 초강경파 20명이 매카시 의장에게 줄기차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6일 12차부터 시작한 투표에서 매카시 의장은 초강경파 일부를 설득해 표를 늘렸다. 14차에서는 나머지 초강경파 중 2명이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식으로 기권했지만 그래도 유효 투표수 과반에 1표가 모자랐다. 결국 15차에서 초강경파 6명이 기권을 택하면서 매카시 의장이 선출 관문을 통과했다. 기권자가 늘어 과반 기준이 215표로 내려간 상태에서 216표를 얻어 당선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매카시 의장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해 큰 부담을 떠안았다고 평가했다. 애초 초강경파의 요구들 중 일부만 수용했던 매카시 의장은 막판에 양보를 쏟아냈다. 그는 △하원의장 해임안 발의 기준을 기존 양보안인 의원 5명에서 1명으로 낮추고 △자신과 연계된 ‘슈퍼 정치행동위원회’가 현역이 불출마하는 공화당 우위 선거구 경선에서 특정인에게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국경 요새화와 의원 연임 횟수 제한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 초강경파가 자신들의 의제를 부각시키고 동조 세력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고 요구해온 것이다.
또 매카시 의장은 △연방정부 채무 한도를 올리려면 상응하는 지출 삭감을 조건으로 하고 △재량 지출 규모를 2022 회계연도 수준으로 동결하고 △의회에 연방공무원 해고와 임금 조정권 부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약속들은 매카시 의장이 자리를 얻으려고 하원의 주요 규칙과 입법 추진 방향을 초강경파 손에 쥐어준 셈이다. 매카시 의장과 공화당 다수파는 의도대로 하원을 운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연방정부 채무와 지출을 둘러싼 행정부와의 갈등이 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 타임스>는 연방정부 약화가 초강경파가 노리는 바라며 “매카시 의장이 자리를 얻으려고 한 양보는 반란자들에게 혼란의 씨를 뿌릴 수단을 더 많이 줬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이룬 꿈이 초강경파의 영향력 때문에 “악몽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와준 것도 ‘빚’으로 남게 됐다. 마지막 투표 전까지 매카시 의장에게 반대한 의원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통화를 시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매카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매카시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부채와 중국공산당의 부상이라는 장기적 도전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 대응하는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중국으로 간 수십만 개 일자리를 되찾을 것”이며 “이 경제적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얼씨구나’ 4%대 예금금리 끌어내린 은행…대출금리는 천정에
- “노력 안 하고 극단 선택”…국민 가슴 대못 박는 정부법무공단
- 윤 대통령, 김기현 장남 결혼에 축하전화…‘윤심’의 무게는?
- NH농협 공개 채용, 온라인 필기시험 치르다 서버 다운돼 연기
- 정말, 껍질 깎기 귀찮아서야? 딸기 매출, 사과를 앞질렀다
- “백종원이 하니 잘 되겄쥬?” 고향시장 살리기, 팔 걷은 백셰프
- 봉화 생환 광부, 바다 여행 꿈 이룬다…크루즈 타고 울릉도로
- [단독] “손실보전금 한푼도 없다” 소상공인 사각지대 7만7천명
- 고농도 미세먼지 내일까지 ‘나쁨’…월요일 출근길도 뿌옇다
- 무인기 뚫린 ‘방패’ 고치랬더니…‘창’부터 꺼내든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