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마지막 주제는 늙음"…신상옥 감독 유작 18년만에 공개
[앵커]
한국 영화의 거목 신상옥 감독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18년 만에 빛을 봅니다.
아들 신정균 감독이 마무리해 개봉 준비를 마쳤는데요.
박효정 기자가 신 감독과 주연 배우 김지숙씨를 만났습니다.
[기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겐 치매가 찾아오고, 며느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시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합니다.
신상옥 감독이 칸국제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2004년 찍은 영화로, 2006년 감독이 세상을 떠나면서 미공개 유작으로 남았습니다.
<신정균 / 영화감독(고 신상옥 감독 아들)> "최대한 손을 안대는 방향으로 갔고, 확 만져서 우리 생각을 집어넣어서 좋게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은 안 했기 때문에…"
배우 신구와 함께 주연을 맡았던 김지숙 배우는 20년 전 촬영 현장의 신상옥 감독과 아내이자 배우 최은희의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습니다.
<김지숙 / 배우('겨울 이야기' 주연)> "부부이자 동료이면서, 같이 작업하시고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하시는 모습, 그분들의 삶의 여정을 아니까 그 모습은 정말 잊을 수 없는…"
1952년 '악야'로 데뷔해 '로맨스 빠빠'·'성춘향'·'빨간 마후라' 등 70여 편을 만든 한국영화계의 거목 신상옥 감독.
1978년 납북됐다 돌아오는 등 극적인 삶을 살았던 감독이 마지막으로 천착한 주제는 노년과 돌봄, 그리고 가족이었습니다.
<김지숙 / 배우('겨울 이야기' 주연)> "치매라는 말이 생소할 때라서 그런데 감독님이 "끊임없이 힘을 빼라"고 한게 그 관점이었던 것 같아요. 나이 드신 분들, 늙어가는 분을 대하는 관심이 있었고, 거기에다 가족…."
신상옥, 최은희 두 거물의 아들로 영화계에서도 활동하는 신 감독은 아버지의 영화가 많이 리메이크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신정균 / 영화감독> "유럽이나 할리우드 같은 경우는 1930-40년대 영화도 리메이크 하는데, 우리나라는 옛날 영화에 대해 각박해요. 내용을 찾아가지고 다시 리메이크 하는 것도 한국 영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텐데."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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