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누른 해외직구 ‘구매’…이 기업 주가 살아난다고? [강인선의 자본추]
‘UPS’ 불황공포에 1년새 20% ‘뚝
PER 14배로 역사적 저평가 수준
이커머스·해외직구발 실적개선 기대
섹터는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인 MSCI와 S&P가 개발한 글로벌 산업분류기준 방식에 따라 11개로 구분합니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융,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틸리티, 리츠 등이 11개 섹터입니다.
산업재 섹터는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허니웰·GE 등이 포함된 ‘특수산업기계’, 록히드마틴·보잉 등이 포함된 ‘항공·방산’이 속해 있습니다. 또 디어앤드컴퍼니·캐터필러 같은 ‘농업 및 중장비 기계’, 물류 산업 등도 들어가 있습니다. 인프라스트럭쳐나 중후장대한 자산이 필요하고, B2C보다는 B2B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각 산업별 대장 기업들이 섹터내 시가총액 1위를 돌아가면서 차지하고 있어 대장주가 계속 바뀌는 섹터이기도 합니다.
산업재 섹터는 전체적인 경기가 좋아야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경기에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최근 1년간 시가총액 하락세(8%대)는 S&P500의 하락률 19%와 비교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기업들이 대다수 성장기업이 아닌,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들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산업재 섹터 내 대형주로 꼽히는 ‘록히드 마틴’, ‘디어앤드컴퍼니’ 같은 기업들이 각각 방산주, 곡물주 테마로 묶이면서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배당 정보사이트 디비던드닷컴에 따르면 S&P500에 속한 산업재 기업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 가량으로, S&P500 전체 평균인 4%에 못미칩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각 섹터들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역사적으로 주가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업재는 앞으로 다가올 경기침체기에는 주가 흐름이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산업재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안좋아지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가면 주가 흐름이 급격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907년에 설립된 UPS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운송회사입니다. 2021년 기준 미국 운송 시장 37%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33%의 점유율을 기록한 페덱스였습니다. UPS는 경쟁사보다 많은 트럭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육상 운송에 강하다고 합니다.
UPS의 주가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2번의 큰 도약을 했습니다. 2020년에는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이커머스의 도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45% 상승했고, 2021년에는 실적으로 성장세를 증명하며 28% 가량 올랐습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지난해에는 주가가 19% 하락해 S&P500 지수 하락률인 20%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UPS의 주가 방어력이 돋보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UPS의 사업부문은 ‘미국 국내 사업부’, ‘국제 사업부’, ‘물류 솔루션’ 이렇게 3가지로 나뉩니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매출액 비중은 63%, 20%, 17% 입니다. 미국 국내 사업부는 가장 매출 비중도 크지만 성장률도 높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택배 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세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1%, 20%, 11% 입니다. 국제 사업부문의 이익률 기여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쇼핑 사이트를 통해 해외 직구를 하는 외국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UPS의 이익도 빨리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실적은 우려보다 양호합니다. 지난해 3분기에서 UPS는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2.99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85달러를 상회했으며 매출액은 예상치 243만달러와 비슷한 242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무엇보다 비용절감에 박차를 가해 영업이익률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UPS의 영업이익은 13%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12.8%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해 7월 발표한 데 비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주가에 대한 긍정론도 일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도이치뱅크 연구원 아미트 메로트라는 UPS의 목표주가를 기존 197달러에서 220달러로 올리면서 ‘경영진의 효율화 노력’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캐롤 토메 UPS CEO를 비롯한 UPS 경영진은 최근 2년간 회사의 저마진 사업부를 매각하는가 하면 B2B 이커머스 사업부에는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또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 주주환원 정책에 힘쓰기도 했고 부채비율도 2020년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해서일까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UPS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증시 리서치 업체 잭스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한달간 UPS의 주가는 1.4% 상승했는데, 이는 S&P500 전체 시장을 담은 지수가 5.3% 하락한 데 비해 높은 실적입니다. 같은 기간 ‘잭스 운송-항공 지수’가 4.8%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방어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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