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반박 이틀 만에 몸 낮춘 나경원…與 전대 출마 접나

최동현 기자 2023. 1. 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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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오해를 일으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반박 브리핑을 연 이유로 국정 철학에 배치되는 '대출 탕감' 정책이 대중에 전파되면 정책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나 부위원장에게 정치적 경고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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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통령실 우려, 십분 이해…오해 일으켜 유감스럽게 생각"
대통령실 "대출 탕감, 尹정부 기조와 차이"…당대표 불출마 시그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민간위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오해를 일으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례적인 공개 반박에 몸을 낮추는 모습을 취하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에 대한 입장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며 자신이 언급한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해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대통령실 브리핑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사실상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이 장관급이자 대통령직속 위원회 책임자의 정책 제안을 공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참모진의 보고를 받고 "적절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대통령실은 반박 브리핑을 연 이유로 국정 철학에 배치되는 '대출 탕감' 정책이 대중에 전파되면 정책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나 부위원장에게 정치적 경고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 출마의 뜻을 시사한 직후에 대통령실 브리핑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나 부위원장은 6일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권에서는 나 부위원장의 거취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그가 이날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한 유감 입장을 표명하면서 당대표 출마 뜻도 접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윤심'(尹心)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시그널이 분명해진 이상, 전당대회 출마 명분도 사라졌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나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기존과는 달리 당대표 출마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나 부위원장이 관료 신분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수행 뒷받침과 정책 입안에 전념할 책임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이중 행보'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대표 출마) 선택은 나 부위원장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저출산과 고령화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고, 나라의 존망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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