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타이틀 ETN들, 만 2년도 안돼 상장폐지…"거래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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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간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10배 이상 커지는 등 급성장세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ETN도 다수다.
만 2년도 채 안된 ETN들이 거래량 부족 등으로 발행사에 의해 조기 청산되면서다.
만기가 도래해 청산된 ETN도 있지만 발행사인 증권사가 자진 상장폐지한 경우도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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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년 간 123개 상폐…3분의1 물갈이
증권사 신청 자진 상폐…저유동성 ETN 주의
25개 종목, 올해 거래 '0건'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지난 3년 간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10배 이상 커지는 등 급성장세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ETN도 다수다. 만 2년도 채 안된 ETN들이 거래량 부족 등으로 발행사에 의해 조기 청산되면서다. 투자자들은 청산 당시의 지표가치대로 투자금을 돌려받고 나올 수 있긴 하지만 원치 않는 시점에 환급이 될 수도 있어 투자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년 간(2020년~2022년) 상장폐지된 ETN 수는 123개다. 같은 기간 상장폐지된 상장지수펀드(ETF) 수 60개의 두배가 넘는다. ETN 종목 수는 2020년 말 190개에서 2021년 270개, 지난해 말 366개로 약 두배 뛰었지만 그 중 3분의1은 물갈이된 셈이다.
만기가 도래해 청산된 ETN도 있지만 발행사인 증권사가 자진 상장폐지한 경우도 다수다. 2020년 ETN 상장폐지 요건이 완화되면서 상장 후 1년이 지난 유동성공급자(LP) 지분 보유율 95% 이상의 ETN은 상장폐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투자자 자금을 신탁받아 투자하는 펀드 개념인 ETF는 자진 상폐가 불가능하다.
지난달 상장폐지된 8개 종목 중에서도 6개는 증권사 자진 상폐다. ▲대신 인버스 알루미늄 선물 ETN(H) ▲하나 레버리지 KRX BBIG K-뉴딜 ETN ▲하나 KRX300 ETN ▲하나 KRX BBIG K-뉴딜 ETN 등 4개는 상장한 지 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지됐다.
'업계 최초' 타이틀을 달고 야심차게 출시된 ETN조차도 채 2년이 안 돼 사라졌다. 2021년 2월에 상장한 '하나 KRX BBIG K-뉴딜 ETN'은 ETN 최초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성장주 인기에 거래소에서 BBIG 지수를 내면서 ETF들이 먼저 관련 상품을 냈으며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다양한 ETN들도 나왔다. 같은 해 8월 신규 상장한 '하나 레버리지 KRX BBIG K-뉴딜 ETN'은 BBIG K-뉴딜 지수를 활용한 최초 레버리지 ETN이었다.
지난 3년 간 ETN 시장의 확대에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신규 ETN을 개발하고 상장했지만 모든 상품이 잘되진 않았다. 거래량이 부족해 유지비용이 더 많이 드는 ETN들도 속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거래 건수가 10건 이하인 종목은 61개며, 거래가 한건도 없었던 종목도 25개에 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유나 원자재, 레버리지·곱버스 등 일부 인기 상품을 제외하면 대다수 ETN의 거래량은 적다"며 "하루 거래량이 두자릿수도 안되는 상품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비인기 상품은 빠르게 청산하고 투자 트렌드에 맞는 새 ETN을 출시하는 것이 보다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래소가 ETN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해준 이래로 채권형, 이색 테마형, 3배 레버리지 상품 등 다양한 신규 ETN들이 발행돼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TN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으로 발행 한도가 정해져있다.
다만 조기 청산되는 ETN이 많아진 만큼 투자자들이 유의해할 사항들도 있다. 지표 가치가 급락했을 때 청산되는 등 원치 않는 시기에 환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ETN은 상장폐지될 때 투자자들에게 지표 가치 만큼의 금액을 돌려주기 때문에 투자자가 손해볼 건 없다"면서도 "다만 지표 가치가 많이 내려와있어 조기 청산는데,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많이 내려와있어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조기 청산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거래량이 많은 종목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조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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