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하면 헬프콜” 나사렛대 학생들 장애인 도우미 매칭 앱 개발

이시우 기자 2023. 1. 8. 11: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충남 천안의 나사렛대학교 도서관, 길게 늘어선 책장 앞에서 전동 휠체어에 앉은 이욱진씨가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홍지선씨는 "개강 후 나사렛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한 뒤,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장애인 뿐 만 아니라 외국인이나 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봉사자 실시간 연결…이동, 책 찾기 등 장애인 불편 도움
장애인 도와주려다 창업까지…외국인·노인 등 이용자 확대 계획
장애인 도우미 매칭 앱 '헬프콜'을 개발한 나사렛대 박하은, 홍지선(사진 왼쪽부터) 학생.(나사렛대 제공)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의 나사렛대학교 도서관, 길게 늘어선 책장 앞에서 전동 휠체어에 앉은 이욱진씨가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이 닿지 않자 한쪽 팔로 휠체어를 지탱하며 몸을 끌어올렸지만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휠체어에 앉은 이씨에게 책은 천장에 매달린 듯 높아만 보였다.

이씨는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헬프콜'이라는 앱을 실행해 호출 버튼을 눌렀다. 1분도 안돼 한 학생이 찾아와 A씨가 원하는 책을 꺼내주고 되돌아 갔다.

매 순간,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곤경에 처하는 장애인들이 주변에 손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헬프콜

나사렛대 박하은(언어치료학과 4), 홍지선(상담심리학과 4) 학생은 장애 학생 도우미 매칭 앱 '헬프 콜(Help Call)'을 개발했다. ‘헬프 콜’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과 도움을 주려는 봉사자들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장애인이 설치한 호출용 앱에서 호출을 누르면 수신용 앱을 설치한 주변 봉사자에게 알림이 울린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자가 요청을 승인하며 장애인의 위치가 전송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요청자는 △이동보조(강의실이동, 식당이동 등) △정보제공(신문읽어주기, 도서관책찾기, 동영상자막표시하기) △응급상황(병원동행, 응급조치)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을 위해 별도의 호출 장치도 함께 만들었다. 버튼을 누르는 횟수에 따라 미리 설정해 둔 요청이 전송된다.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욱진씨가 '헬프콜'을 활용해 나사렛대 도서관에서 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 ⓒ News1 이시우 기자

지난 학기 나사렛대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 10명과 봉사자 40명을 모집해 실시한 시험 운영에서 모두의 만족도가 높았다. 장애 학생들은 주변의 친구나 선후배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내 봉사시간을 부여받았다.

나사렛대 관계자는 "장애학생을 돕기 위해 지원인력이 배치돼 있지만 정해진 시간과 기간에만 도움을 받을 있다"며 "헬프콜을 이용할 경우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봉사자를 찾을 수 있어 장애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도와주고 싶다' 선한 마음, 창업으로 이어져

헬프콜 개발은 우연히 시작됐다. 박한은씨는 5년 전, 건널목 앞에서 시각장애인을 발견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었지만 길을 건너지 못했다. 신호등 음향신호기가 고장 나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길 건너기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시각 장애인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온 박씨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 택시나 배달앱과 같은 플랫폼을 떠올렸다. 택시 이용객과 기사를 연결시켜주듯이 장애인과 봉사자 사이를 맺어주는 방법을 고안했다.

박씨는 "장애학생들이 학습이나 생활지원 부분에서 지원인력 지원을 받고 있지만 소소한 부분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장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헬프콜'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지선씨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기술 및 사업성 있는 우수 창업아이템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는 ‘동행하는 사람들’을 창업해 충남취창업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특허출원을 완료하기도 했다.

동행하는 사람들 '헬프콜' 로고.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장애인들이 범죄 등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또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익 모델 개발도 과제로 남아 있다.

홍지선씨는 "개강 후 나사렛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한 뒤,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장애인 뿐 만 아니라 외국인이나 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issue7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