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 반정부 시위대 2명 추가 처형...경찰 수장도 더 강경파로 교체

김미향 2023. 1. 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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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대 2명을 또 처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경찰 최고 통솔자도 더욱 강경파로 교체했다.

한편,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내어 아흐메드 레자 라단(60) 경찰전략연구소장을 새로운 경찰 수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가 8년 만에 경찰 최고 통솔자를 교체한 것은 시위대에 대한 경찰 대응에 이란 지도부가 불만을 느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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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시위’]

5일 무하마드 마흐디 카라미가 카라지 법정에 출석한 모습을 7일 이란 관영티브이(IRINN)가 보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대 2명을 또 처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경찰 최고 통솔자도 더욱 강경파로 교체했다.

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모하마드 메흐디 카라미(22)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39)에 대한 사형이 이날 아침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란 사법부는 이들이 지난해 11월 테헤란 동부 카라즈에서 시위에 참여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지 민병대원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란 사법부는 “이들의 범죄가 민병대원의 부당한 순교로 이어졌다”며 “주요 가해자들이 오늘 아침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보안요원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2명에 대해 지난달 8일과 12일 형을 집행했다. 12일 사형 집행 때는 주검을 대형 크레인에 매단 모습을 대중 앞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로써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처형된 이들은 4명으로 늘어났다.

국제 앰네스티는 이날 사형 집행이 정당한 재판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으며, 처형된 카라미와 호세이니는 심한 고문 끝에 자백을 강요당한 뒤 처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겁주기 위한 ‘엉터리 재판’으로 최소 26명에 대한 사형을 구형했고, 사형 선고를 받은 이들은 적절한 변호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거듭된 시위대 처형에 국제사회는 비판을 쏟아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사형 집행은 이란 당국이 민간인 시위대를 얼마나 가혹하게 진압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말리 주이란 미국 특사도 트위터를 통해 ”엉터리 재판에 따른 집행”이라며 “이런 처형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에 대해 “즉각 자국민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도 이란 당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6일 기준 517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으며 이중 70명이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9262명에 달한다. 이란 보안군도 68명이 사망했다.

한편,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내어 아흐메드 레자 라단(60) 경찰전략연구소장을 새로운 경찰 수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약 8년간 경찰 조직을 이끌던 전임 호세인 아쉬타리(64)는 해임됐다. 라단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2009년 경찰청 차장 재임 시절 당시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으로 악명을 떨쳤다. 라단은 2010년 미국 등에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있다.

최고지도자가 8년 만에 경찰 최고 통솔자를 교체한 것은 시위대에 대한 경찰 대응에 이란 지도부가 불만을 느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정치 전문가인 메르자드 보루제르디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하메네이가 최근 아쉬타리의 성과를 놓고 강하게 비판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더 강경파로 교체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지난 7일 사형이 집행된 무하마드 호세이니가 집행 전 법정에서 발언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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