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해’ 설날 서울 차례상 비용, 작년보다 4~6% 오른다

2022년 설 대비 소폭 상승
6~7인 가족 기준 시장 23만원, 마트 28만원

2023년 설날 성수품 전통시장 구매 비용 비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공

검은 토끼의 해 설날, 서울에서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4~6%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 시내 전통시장·대형마트·가락몰 등 22개 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6~7인 가족 기준으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총 비용은 22만8251원으로 지난해 대비 6.3% 상승한 수준이다. 대형마트는 27만9326원으로 전년 대비 4% 올랐다.

이번 조사는 설 성수품 36개 품목을 대상으로 지난 3일 서울 시내 시장 14곳, 마트 7곳, 가락시장의 가락몰을 모니터 요원들이 직접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 설에는 과일류와 축산물 가격은 안정됐지만 채소류와 수산물(오징어·부세 조기)은 다소 값이 올랐다.

사과·배는 작황이 양호해 저장 물량이 증가하면서 값이 안정됐다. 특히 지난해 과육이 자라는 시기 날씨가 좋아 중·대과 출하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배추·무도 재배 면적 증가로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세이다. 반면 애호박과 대파 등 일부 채소류는 최근 한파와 폭설로 생육이 부진하고 재배 시설의 난방비가 오르면서 값이 다소 상승했다.

명태와 오징어, 멸치 등 수산물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어획량 감소로 물량이 줄었지만 정부 비축물량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육량이 증가한 한우는 공급량이 늘어 전반적으로 가격 안정세이지만 닭고기는 사육 원가가 상승에 겨울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겹치면서 값이 올랐다.

유통 업태별을 가격을 비교하면 시장이 마트보다 약 18%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과일류가 마트보다 평균 19%, 축산물은 25% 정도 쌌다. 반면 밀가루, 부침가루 등 가공품과 쌀은 대형마트 가격이 낮았다. 가락시장의 온라인 사이트인 가락몰은 대추와 밤 등 임산물과 배추, 대파, 호박 등 채소류 가격이 다른 곳보다 특히 저렴해 차례상 총 비용이 21만3084원으로 전통시장, 대형마트 대비 각 7%, 24%씩 저렴했다.

공사는 가격 변동 가능성이 큰 설날 성수품 특성을 고려해 홈페이지(www.garak.co.kr)를 통해 주요 소비 품목의 가격과 거래 동향을 설 명절 전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