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포스팅 실패…태극마크 단 나성범, WBC서 '한풀이' 할까

박상경 2023. 1. 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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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외면했던 미국 무대에 어필할 기회를 잡았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격을 준비하는 나성범(34·KIA 타이거즈)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부상 여파로 'KBO리그 첫 포스팅 외야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던 나성범에게 이번 WBC는 '한풀이 무대'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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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신을 외면했던 미국 무대에 어필할 기회를 잡았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격을 준비하는 나성범(34·KIA 타이거즈)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세계 무대. 실력 발휘는 당연하다. 이런 나성범의 동기부여를 자극하는 것은 메이저리그(MLB)다.

4년 전 이맘때 나성범의 발걸음엔 힘이 넘쳤다. MLB를 주무르는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 잡았다. 포스팅 제도를 이용해 MLB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 나성범은 보라스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며 빅리거와 교류하며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시즌 개막 한 달여 만인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상대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뛰다 오른쪽 무릎이 꺾이는 부상을 했다. 진단 결과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및 연골 파열로 드러나 그대로 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복귀한 나성범은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8푼1리(570타수 160안타), 33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5를 기록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공헌함과 동시에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활약하면서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즌 후 신청한 포스팅 결과 나성범의 MLB 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몇 팀이 관심을 보였지만, 'NC 간판타자'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조건만 받아 들었다. 기대를 밑도는 조건의 이면엔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KIA와 FA계약한 나성범은 144경기 타율 3할2푼(563타수 180안타), 21홈런 97타점, OPS 0.910을 찍었다. 투고타저 시즌에도 180안타를 쳤고, 20홈런 이상에 출루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외야 수비 역시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부상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이번 WBC에서 나성범은 대표팀의 중심 타선과 코너 외야를 책임질 전망. 일발장타를 뽑아낼 수 있는 콘택트 능력과 파워는 중심 타선의 한 자리를 책임지기에 충분해 보인다. 수비에서도 소위 '레이저샷'으로 불리는 뛰어난 송구 능력을 보여줬던 만큼, 제 몫을 해줄 만하다. 무엇보다 체력적 부담이 큰 단기전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WBC는 메이저리그가 주축이 돼 펼쳐지는 대회. 이미 각국 대표팀에 수많은 빅리거들이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상 여파로 'KBO리그 첫 포스팅 외야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던 나성범에게 이번 WBC는 '한풀이 무대'로 부족함이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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