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위기 사장들에게 전한 말은…”

한종희 부회장 “인재와 기술 투자 기조 유지”
"이재용 회장, 위축되지 말라...기술 최우선" 강조
M&A 논의도 유지…로봇과 메타버스 신성장 동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지헌 기자] “위축되지 말고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하라는 말씀을 듣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경영진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을 강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말연시에 잇따라 사장단 회의을 열며 글로벌 경제 복합 위기에 따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 회장이) 우수 인재 확보와 새로운 도전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며 “사장단 회의에서도 각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이같은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대해, “올해 경기 상황이 그리 좋진 않다”며 “하반기에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상황의 경우) 올해 1분기를 지나봐야 알 것 같다”며 “작년 1분기보다 더 좋은 기대를 하는 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가 되어야 경영이 양호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한 부회장은 “아직까지 시설투자를 줄이겠다는 발표 없이 계획대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DS(디바이스솔루션)뿐 아니라 DX(디바이스경험)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위기 대응을 통해 ‘본질에 충실한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위기 대응에 대한 많은 시나리오를 예전부터 가지고 있다”며 “특별히 최근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움직이는 건 없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삼성전자에 체질화됐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집중하며 본질에 충실한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 추진과 관련해서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중국이 봉쇄됐고 미국과 중국 관련 이슈 속에 물류·환 리스크가 있어서 M&A가 지연됐다”며 “다시 일상이 회복되고 있어서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문제로 자세히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과 메타버스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공시가 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지분 투자는 큰 의미는 없고 주식만 취득을 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며 “올해 안에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예정인데, 그것을 중심으로 시니어 케어 운동 등 여러 로봇 사업 제품 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역시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다양한 부분에서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과 관련된 방향으로 메타버스의 트렌드가 가고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삼성전자 TV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탑재 여부에 대해서는, “인수합병과 항상 똑같은 것 같다”며 “(두 기업이) 소원해졌다가 다시 시작하는 단계로 여전히 (탑재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 전용칩’ 개발과 관련된 업계의 설(說)에 대해 “많은 부분은 틀린 것도 있고 일정 부분은 맞는 것도 있다”며 “몇 주 내로 제대로 정보를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또 “2025년까지 삼성 갤럭시의 프리미엄 제품, 플래그십 제품의 50%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채우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에는 저희가 나름 목표한 바에 근접했고, 올해도 열심히 해서 2025년까지 플래그십 제품의 50%를 폴더블로 하는 것을 이루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초연결 경험’을 위한 노력도 강조됐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CE(소비자 가전)와 IM(IT·스마트폰)이 DX로 통합되기 전에는 (기기간 연결과 관련해) 많은 부분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TV는 TV, 생활가전은 생활가전, 모바일은 모바일로, 따로 나뉘어져 삼성 제품을 연결시켜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X 통합 이후) 모바일로 기기를 연결하고, 모바일이 없다면 TV, TV가 없다면 냉장고 등으로 연결해 소비자들 사용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부에 초연결을 위한 경험홈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기기 연결 당시 불편한 점을 최대한 모아 개선하기 위한 실험장을 별도로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어떤 회사는 인터넷 와이파이를 연결하기 위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하지만, 저희는 한번의 터치로 모든 걸 끝내면서 연계의 편리함을 보여준다”며 “갤럭시 스마트폰을 켜고 갤럭시 버즈를 착용한 뒤 TV 앞에 서면 TV 소리가 들리는 게 가능하도록, 소비자들이 따로 행동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이어지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사와 구분되는 더 밀도높고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삼성만의 차별점으로 부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통해 수익화를 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는 뜻도 전했다. 한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스마트싱스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이 없다”며 “단지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새로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CES 부스에 과거와 달리 깜짝 놀랄 신제품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중을 위한) 퍼블릭 부스랑 (거래선 위한) 프라이빗 부스로 나눠 운영 중”이라며 “퍼블릭 부스는 앞으로 연결됐을 때 누릴 수 있는 소비자 행복을 강조하기 위해 따로 제품 설명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라이빗 부스에서는 거래선을 중심으로 올해 3월 달에 낼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은 애플의 예를 들며 이번 부스 전시가 의도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강력한 것은 그들의 생태계가 연결됐고 그 연결을 기반으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점”이라며 “세계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재택근무도 늘고 연결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저희 전시 부스에 담으려고 했다”며 “이제까지 늘 신제품이나 기능 중심으로 전시하던 것을 저희 의도대로, 신제품은 잘 숨겨두고 고객이 원하는 연결 경험을 보여준 전시”라고 평가했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최근 6만원 미만에서 힘을 못 쓰는 것과 관련해선, 좋은 경영 성과로 주주들에게 부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 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사업이 잘 되도록 해서 모든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면 주가가 올라가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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