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새 보금자리 마련한 KT넥스알, 소통 강조한 이호재

조명 등 업무 공간 하나하나 직원 배려… 근무 효율 제고 '구슬땀'

KT넥스알이 잠실로 사옥을 옮긴 가운데 직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사옥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진=KT넥스알

KT 자회사이자 데이터 토털 서비스 전문 기업 'KT넥스알'이 지난 2일 KT방배사옥에서 잠실로 둥지를 옮겼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식구가 늘어난 까닭이다. 장소 선정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된 KT넥스알 잠실 사옥은 인테리어 곳곳에서 이들을 향한 정성이 묻어났다. 이호재 대표는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업무 효율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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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부터 조명까지 직원 배려 묻어나… "작은 것 하나라도 특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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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대표는 사옥 내 작은 것 하나라도 직원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KT넥스알

"조명까지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지난 3일 KT넥스알에서 만난 이호재 대표는 멋쩍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KT넥스알 사옥은 한눈에 보기에도 세심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우선 모든 회의실이 이중 유리로 돼 있어 방음이 완벽했다. 어떤 얘기라도 허심탄회하게 나눴으면 하는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회의실 사이엔 슬라이딩 도어가 있어 넓게 공간을 쓰고 싶다면 회의실 두 개를 합칠 수 있다.

이호재 대표는 '소통'이 편한 공간을 추구했다. 사옥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층에 구축해 공간을 최대한 집약한 이유다. 같이 있어야 의사전달이 원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라운지에서 커피나 다과를 마시고 회의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배치했다. 다른 팀이라도 티타임에 만나 얘기할 기회를 갖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대표는 "카카오는 비상구를 없애고 중간 계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서로 최대한 마주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명 역시 세심하게 챙겼다. 이 대표는 "보통 사무 공간은 아주 푸른빛이 나게 조명을 써 직원들이 졸지 말고 집중하도록 하는데 우리는 색 온도를 낮춰서 좀 더 따뜻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주황색 계열의 조명을 사용해 포근한 분위기에서 소통이 한층 원활해지길 바라는 이유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무 공간이다. 회사가 아닌 대학교 도서관이 먼저 떠올랐다. KT넥스알은 좌석 예약제를 실시한다. 시간 단위도 가능하고 최대 일주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선택해 그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

회사에 본인 책상이 없어 짐을 어디에 둘지 걱정될 수 있지만 회사 내에 팀과 개인 사물함이 구비돼 문제가 없다. 업무 테이블도 넓고 무엇보다 모니터 암과 노트북 거치대가 있어 거북목 증후군(거북목 같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 어깨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고통 받는 직원들을 배려했다.

높낮이가 조절되는 모션데스크는 KT넥스알의 자랑이었다.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가슴 높이까지 책상을 높일 수 있다. 굳이 노트북 거치대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현재 16석밖에 안 되지만 여력이 되면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업무하면서 서서하는 게 편할 때가 있다"며 "자유로운 자세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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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프로그램으로 건의사항 늘 수렴… "유연근무제 계속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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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KT넥스알 사옥에 마련된 좌석예약 시스템과 모션데스크의 모습. /사진=KT넥스알

이 모든 게 편안한 업무 환경과 자연스러운 소통이 중요하다는 이 대표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KT넥스알은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대화를 나누는 소통프로그램 '온오프'(ON&OFF)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저 역시 사원 시절 회사에 건의하고 싶은 게 많았다"며 "이런 기회를 만들어줘야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온오프가 활성화된 건 아니다. 이 대표는 "소통은 기본적으로 요구한 것이 받아들여져야 탄력을 받는다"며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지 않으면 직원들이 더 이상 말하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KT넥스알은 서적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금액 한도가 없어 무제한으로 보고 싶은 도서를 읽을 수 있다. 이 역시 온오프 프로그램의 성과다. 이 대표는 "빅데이터 산업은 하루가 빠르게 변화한다"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공부하고 싶다는 직원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직원 복지도 꼼꼼하게 챙긴다. KT넥스알은 현재 유연근무제를 전면 실시하고 있다. 본인이 출근과 퇴근 시간을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하면 된다. 근무시간만 맞추면 알아서 퇴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근무지도 상관없다. 이 대표는 "현재 속초에서 일하는 직원이 있는데 거리 때문에 거기서만 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재택근무제를 접고 사무실 출근으로 선회하려는 흐름이 있지만 이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소수 직원이 게으름을 필 수 있지만 그 이유만으로 다수 직원의 만족감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KT넥스알이 직원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KT가 모기업으로 있지만 스타트업처럼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좋은 게 있으면 벤치마킹하고 직원들 의견을 모아서 더 좋은 KT넥스알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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