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발 어닝쇼크 어디까지 번지나
증권가 "삼전 분기 영업익 1조미달"
금통위·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개최
신년 효과 없이 조용한 1월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어닝시즌의 문을 연 삼성전자는 처참한 성적표를 공개해 경제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적자, 전체 영업이익도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기업들의 4분기 기업 실적 예상치는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3개월 전보다 17%나 뒷걸음쳤다. 실적발표에 따라 주가가 엇갈리는 개별종목 장세가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주목하는 주요 변수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새해 첫 회의를 연다. 12월에 이어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조 미달할 것"
1월 첫째 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40% 상승한 2289.97포인트로 마무리됐다. 코스닥 지수는 1.42% 오른 688.94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반도체 쇼크를 실감하게 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쪼그라들었다. 분기 영업익이 5조원에 도달하지 못한 건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이다. 시장 예상치인 6조8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기록했음에도 시장은 분기 영업익 감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가장 아픈 손가락은 반도체(DS) 부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져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줄고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속도를 내며 반도체 부문 이익을 대폭 끌어내렸다.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8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낸드 사업은 적자 전환한 것으로 보여진다. 스마트폰 시장 부진과 애플의 아이폰 생산 차질 이슈로 디바이스경험(DX)과 디스플레이(SDC) 부문에 타격을 줬다.
문제는 한파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출하량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사업도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익을 1조원 미만으로 예상하는 증권사 리포트까지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잠정실적 발표일 리포트를 내고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을 전분기 대비 9% 줄은 64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81% 감소한 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눈길을 끈건 반도체 부문의 적자전환이다. 해당 리포트는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이 2조5000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1조4000억원(-20%), 모바일 1조5000억원(+9%) 가전 2000억원(-45%) 등으로 예상했다.
감산에 따른 수급 개선 여지는 남겨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여력이 있는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며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축소 효과는 상반기보다 재고가 줄어든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어닝쇼크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37% 오른 5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은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은 3개월 전 대비 17% 감소해 150조원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1배, 0.8배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프라이즈를 낸 종목의 포트폴리오의 2022년 누적 초과수익률은 52%포인트"라며 "시장 전체의 실적은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은 종목은 상대수익률이 좋다"고 분석했다.
새해 첫 금통위 마지막 금리인상 되나
이 가운데 12일에는 새해 첫 금통위가 열린다. 작년 마지막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의지를 밝히면서 한미 금리 격차를 고려해야 하는 국내에서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작년 11월 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적정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한 금통위원 의견에 대해 1명이 3.25%, 3명이 3.50%, 2명이 3.75%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는 0.25%p 금리인상과 함께 금리동결 소수의견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며 "1월 금통위에서 금리동결 소수의견 위원이 2명 이상일 경우 3.50%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9~12일(현지시간)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공식초청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7년연속 메인트랙 발표에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메드팩토, SD바이오센서, 지아이이노베이션 등도 파트너십 모색을 위해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주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이벤트도 있다. 토종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9일 은행주 주주환원 캠페인 차원에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얼라인파트너스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JB금융, BNK금융, DGB금융 등 7개 금융지주에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당기순이익 50%이상의 주주환원을 요구한 바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