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픈 손가락' 가전 전면에…"신규 수요창출에 강력 드라이브"

라스베이거스(미국)=한지연 기자 2023. 1.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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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기자간담회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지시간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화한 스마트싱스로 초연결 시대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생활가전 사업을 DX부문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을 크게 DX와 DS로 나누는데, DX는 생활가전과 모바일, 영상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DS)를 제외한 모든 분야를 담당한다.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비중이 적어 소위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생활 가전 분야에 대한 전략적 육성을 추진하겠다는 게 한 부회장의 의지인 것이다.
부진 사업 칼 갈았다…"생활가전, DX 성장동력으로 키울 것"
한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국내기자 간담회를 갖고 "비스포크 가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전자전시회 CES 2023에 참가했다.

한 부회장이 생활가전부문을 키우겠단 포부를 이례적으로 강하게 밝힌 것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전 부문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생활가전 부문은 약 2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반도체는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달엔 생활가전사업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 인사 공고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이재승 당시 생활가전사업부장이 그만둔 이후 한 부회장이 해당 직책을 겸임한 것도 가전 사업을 부진에서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과거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가전 부문 글로벌 1위 달성 목표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이루지 못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직접 맡으면서) 관심을 두고 있다"며 "항상 목표는 1등이다. 언제쯤 될 것인가는 더 공부해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도 삼성전자가 '초연결'과 지속가능성 등 둘러싼 비전은 제시했지만 혁신적인 가전 신제품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왔다. 한 부회장은 "올해 3월안쪽까지 출시한 신제품들만 퍼블릭에 공개했다"며 "프라이빗 부스엔 더 많은 제품이 있었다. 부족했다면 더 노력하겠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일각의 우려와 실망과 달리 (이번 전시회에선) 신제품은 잘 숨겨두고 고객이 원하는 연결 기반의 새로운 경험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저희 의도대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전 외 영상디스플레이와 MX(무선사업부) 전략 계획에 관해서도 밝혔다. 한 회장은 꾸준한 TV 시장 대형화 수요에 맞춰 다양한 사이즈의 폼팩터를 선보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폰 대세화 실현과 태블릿PC, 워치 등 갤럭시 기기간 연결성 고도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영희 사장 (사진 왼쪽부터)/사진제공=삼성전자

"어려운 경기 상황 계속…시니어케어 로봇 출시 등 신성장동력으로 위기 타파"
이날 간담회에선 '어닝쇼크'를 기록한 4분기 실적과 관련한 질문도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6일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에도 못 미쳤다.

한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 내내 경기 위축, 불황 등 경영 위기의식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기대만큼 보답못해 아쉽지만 올해 역시 경기상황이 그리 썩 좋지 않다. 하반기엔 나아지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CES에서 언급했던 M&A(인수합병) 진행상황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CES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락다운으로 물류와 환리스크가 나타나면서 여러 M&A 절차가 많이 지연됐다"며 "코로나 상황이 풀리는 듯 하니 좋은 소식 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지속될 어려운 대외 환경에 맞설 해법으로는 메타버스와 로보틱스 등을 꼽았다. 한 부회장은 "신성장동력이 로봇사업인만큼 올해안에 EX1(엑스원)이라는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며 "EX1을 중심으로 시니어케어 등 여러 로봇 사업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 '국민주'삼성전자의 주가 부양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숙제인데...숙제를 지금 제출하라고 하시네"라고 머쓱한 웃음을 지은 후 "저희도 주식이 급선무, 그러나 현재 거시경제 상태로는 기업만 잘한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회장은 "사업 잘되게 해서 이익이 모든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하면 주가도 올라갈 것이란 기대를 한다"며 "여러 아이디어 내서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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