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라이브]"현대모비스, 기술로 보쉬 따라잡겠다"
크랩주행·e-코너모듈 양산 어려울듯
리스크 환경에도 핵심기술 투자 지속
[라스베이거스=채신화 기자]"보쉬(독일 자동차 부품업체)는 아주 큰 시장을 확보한 상태고 거기를 비집고 들어가려면 결국 기술력밖에 없다."
김영광 현대모비스 사업전략실장(상무)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에서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모빌리티' 기술 확보에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 대응을 위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기존 티어원을 따라잡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미래형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 HI', '엠비전 TO'을 첫 선보인데 이어 퀄컴과의 협업을 통해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을 선언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김 상무는 "협력사인 현대차와 오토에버와 공조해서 한층 더 완성된 형태의 자율주행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올 상반기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을 위해 글로벌 전문가 육성 등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통해 조성환 사장이 제시한 'The one for all mobility'(세상 모든 이동의 순간을 담은 내일의 모빌리티·현대모비스 의역)로 나아가 '탑티어'(Top tier)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김영광 사업전략실장, 천재승 FTCI 담당 상무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미국 퀄컴에서 반도체를 공급받아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를 개발한다고 했는데 협업 구도는.
▲ 모비스가 제어기 플랫폼 개발을 주관하고 제어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퀄컴은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한다. 제어기 플랫폼은 올 상반기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레벨3 자율주행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많은데 현대모비스만의 장점이 있나.
▲ 자율주행 시스템 제어기를 만드는 데 있어 현대모비스 혼자 모든 기술을 내재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다른 글로벌 티어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오토에버라는 든든한 협력사가 있기 때문에 3사가 공조해서 한층 더 완성된 형태의 자율주행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재 제어기는 선행 개발 단계다. 올 상반기 개발이 완료되면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 공동 프로모션을 할 예정이고 글로벌 수주도 그 시점에 맞춰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엠비전 시리즈 중 이번 CES에서 공개된 엠비전 차량 두 개의 가장 큰 차별점은.
▲ 이번 엠비전 차량은 'Innovation for humanity, mobility for tomorrow'라는 비전을 담았다. 엠비전 TO는 각 코너에 인휠 시스템이 e-코너 모듈 형태로 배치돼 차량의 내부 공간을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엠비전 HI는 내부 좌석, 조명, 디스플레이, 사운드 등을 사용해 차량 안의 사용자와 외부 환경을 연결해 레저모드와 휴식모드 등으로 내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전에 맞춰 외부와 내부라는 차별점을 둬 2가지 모델의 컨셉트카를 제시한 것이다.
-엠비전 TO가 크랩주행(옆으로 주행)을 했는데 양산차 적용 가능성이 있나.
▲ 지금 당장 어느 분야에 처음 적용될지는 시장의 형태를 지켜봐야 한다. 바퀴 4개를 개별적으로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저가 사양의 딜리버리 PBV에는 수용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품성이 뛰어나 해당 기술에 대한 요구는 분명 있을 거고 모비스도 계속 관련 기술들을 개발할 것이다.
-e-코너 모듈을 양산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현 시점에선 e-코너 모듈 이전의 기술인 인휠(구동모터가 들어간 바퀴)도 아직 양산되지 않았다. 각 바퀴마다 모터가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상용화되려면 승차감과 NVH(소음·진동·불쾌감) 등 풀어나갈 과제들이 있다.
더군다나 e-코너 모듈 시스템은 독립적인 제동 조향이 포함된 것으로 인휠보다 한층 더 진화한 형태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에 공급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글로벌 수주 계획은.
▲모비스의 상당부분은 캡티브(계열사) 마켓이고 일부가 글로벌 OE(신차용)다. 최근 사업 보고서에서 공개한 현대차와 기아로의 매출 비중은 80% 정도다. 그룹사 외 다른 글로벌 고객사로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수주 품목으로는 ICS(센터 스택)와 램프, 샤시의 일렉트릭파킹 브레이크, 조향 시스템, 전자제동 장치 등을 수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요구되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와 관련된 제품도 적극적으로 수주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One for all mobility'라는 메시지에 모비스의 미래 방향성이 압축돼 있다.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빌리티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를 위해 부족한 역량은 외부와 협력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육성하는 한편 국제 표준에 따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업 측면에서 올 한 해 주요 리스크 전망은.
▲ 사업적인 측면에선 올해 경영 환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럴때 일수록 수익 관점에서 내실 경영이 중요하다. 모비스는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을 통해 내실 경영을 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를 줄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모비스 중장기 전략과 연계된 핵심 기술의 경우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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