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신희동 KETI 원장 “공무원부터 CES 경험해야... 혁신은 부품·소재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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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패권 시대... 정책 입안자, 혁신 경험해야
공급망 교란... 대기업, 부품 국산화 인식 전환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원장은 7일(현지 시각)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부터 CES(세계 전자 박람회) 등 해외 무대에서 혁신을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결정하는 규제나 제도가 세계적인 산업의 트렌드와 맞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원장은 이날 오후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와 만나, 참관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KETI는 국산화 등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전문 생산기술 연구기관이다. 개발된 기술은 중소·벤처기업 등에 이전해 기업들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신 원장은 ”최근 산업과 산업, 제조와 서비스 등 이종 업종 간의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혁신적인 기기와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혁신이 산업화로 안착하려면 초기 시장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라며 “최근 디지털 전환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민간의 수요 만큼 규제와 정책·제도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정책 입안자로서 혁신에 대한 경험 축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험 축적은 CES만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만큼 새로운 것과 글로벌 트렌드를 볼 기회를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라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28년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한 엘리트 공무원 출신이다. 지난해 7월 KETI 원장으로 취임했다. KETI는 이번 CES에 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약 20여명의 참관단을 꾸렸다.
신 원장은 기술 혁신의 시작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있다고 봤다. 그는 “세계 최초의 전기차는 140여년 전에 발명됐지만 대중화되지 못했는데 구현할 수 있는 소부장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이후 기술 발달에 따라 소재, 부품 등 기술과 비용 문제를 극복하면서 전기차 시장 조성됐고 점차 커지고 있다. 결국 기술 혁신은 부품, 소재의 결합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도 많은 교훈을 줬다.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잘 만드는 국가지만 반도체가 없어서 공장 가동이 멈추거나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라며 “혁신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다행이지만 공급망 교란으로 부품·소재의 국산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CES 참관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스로 컨벤션센터 웨스트홀(모빌리티)에 부스를 차린 농업장비업체 ‘존디어’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를 꼽았다.
그는 “존디어와 캐터필러가 엄청난 규모의 부스와 자율주행 중장비들을 전시했는데, 농업이나 광공업 등 IT와 아주 멀 것 같은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라며 “자율주행을 위해 라이다, 센서 등이 부품이 사용됐는데 이런 부분에서 관련 기술의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부스를 갔을 때, 가전의 발전과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삶이 바뀌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초격차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라며 “스타트업이나 중견·중소기업 부스도 과거에는 선진국 기술을 따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혁신 기술로 업계를 리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KETI에서는 배터리, 인공지능(AI), AI 반도체,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 시키는 기술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개발해 에너지화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또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와 청정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을 비롯해, 금속 3D 프린팅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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