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최첨단 기술 향연 폐막…"韓 기업들 빛났다"(종합)
기사내용 요약
3년만의 대면 개최…전 세계 3200여개 기업 참여
삼성, 최대 규모 전시…LG, 초대형 올레드 인기
[라스베이거스=뉴시스]이현주 동효정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정상 개최된 CES 2023은 174개국에서 3200여개 기업들이 참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CES 2020' 참가 기업 수가 4400개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을 많이 회복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현장 전시를 하지 않았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23곳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관람객 규모도 4만500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최소 10만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았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롯데, 현대모비스, HD현대, 바디프렌드, 서울반도체 등 55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가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삼성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고, LG는 전시관 입구 초대형 올레드 조형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스마트홈·모빌리티 등 신기술 각축
지난해 CES에서 탄생한 HCA는 출범 1년 만에 타사 공기청정기·냉장고·공조 시스템 등을 각기 다른 브랜드 앱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앱으로 LG전자 공기청정기인 에어로타워를 가동하고 제어하는 등 다른 회사의 스마트 기기까지 제어했다. 단적으로 LG 워시타워의 남은 세탁시간을 다른 브랜드 앱에서 확인하거나 GE 오븐을 삼성 스마트싱스 앱으로 예열했다.
HCA는 삼성·LG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리디지오, 베스텔,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과 공조 전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목적기반차량(PBV) 등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도 총 집결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은 이번 CES에서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다. 더 몰입감 있고, 더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사운드 경험을 제공해 운전자의 기분 좋은 주행을 돕는 카오디오 솔루션인 '레디 튠'과 '레디 온디맨드' 등을 선보였다.
SK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가상 체험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전시관에 설치된 UAM 항공기 형태의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기 위해 SK통합전시관 주변에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LG이노텍은 첨단 카메라모듈 등 자율주행 시대를 책임질 다양한 전장 부품들을 전시했다. LG디스플레이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위한 초대형·슬라이더블·투명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개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소니는 혼다와 합착한 첫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첫 전시했다. 구글은 차량 내 운용체계(OS) 역할을 하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직접 체험하는 차량을 전시해 인기를 끌었다.
삼성, 최대 규모 전시관…고객 '초연결' 강조
올해는 단순 제품 전시가 아니라 ▲지속가능 ▲홈 시큐리티 ▲패밀리 케어 ▲헬스&웰니스▲엔터테인먼트▲스마트 워크 등 고객 경험 위주의 전시로 구성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전시관 전체를 2023년형 Neo QLED 8K부터 패밀리허브 신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비롯해 갤럭시 Z 폴드4·플립4, 갤럭시 워치 등 모바일 기기, 스마트 모니터 등으로 꾸몄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공정 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대용량 통합 온실가스 처리시설(RCS·Regenerative Catalytic System)'도 처음 소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RCS를 활용하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개발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 등 친환경 제품과 미래형 친환경 주거형태인 '넷 제로 홈'과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기기들의 소모 전력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AI 에너지 모드' 등 에너지 절감 솔루션도 대거 전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신기술이 없었다는 지적에 "퍼블릭(공개) 부스에서는 제품보다는 제품끼리 연결됐을 때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알려주려 했다"며 "프라이빗 부스에서는 거래선 중심으로 신제품 중심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LG, 올레드TV 10주년…거대 조형물로 압도
특히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은 큰 반향을 끌었다.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별들의 궤적을 담은 밤하늘, 사하라 사막, 세렝게티 국립공원, 7개 폭포로 이루어진 딘얀디 폭포, 북극 빙하, 거대 파도로 유명한 나자레 해변, 세계에서 가장 큰 레인트리, 동굴 안에서 기이한 빛의 예술을 보여주는 안텔로프 캐년 등을 관람객들이 실제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를 필두로 세계 최대 97형 LG 올레드 TV, 88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등 다양한 올레드 TV를 전시했다.
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춘 스크린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 제프 스테이플과 협업한 크리에이터 룸, 실험적인 제품이 전시된 LG 랩스(Labs)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SK·롯데·HD현대 등도 주목…K-스타트업도 주목
특히 도심항공교통(UAM)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4분 가량 체험하는 '플라잉카'가 인기를 끌었다. SK전시관 주변에는 입장을 위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번이 첫 CES 방문이었던 최 회장은 "CES에 처음 와서 보니 듣던 대로 규모가 상당히 크고 여러 회사들의 새로운 기술과 콘셉트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과 롯데헬스케어를 내세워 CES에 출격했다. 롯데정보통신은 CES에서 초실감 메타버스를 구현했다. 30여 명이 동시 다중접속 가능한 메타버스 '허브월드'를 구성해 국적이 모두 다른 참관객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쓰고 각자 쇼핑, 콘서트 등을 즐기는 장관을 연출했다.
롯데헬스케어도 체험형 전시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건강 유형과 운동 습관을 분석한 뒤 사후관리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캐즐'에 흥미를 느낀 외국인들이 긴 줄을 서서 체험을 기다리기도 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관들도 반응이 뜨거웠다. 파노라마 홀로그램 제품과 인공지능(AI) 예술가 로봇을 공개한 엑스오비스의 전시관은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AI 예술가 로봇인 '스케쳐X' 인기도 뜨거웠다. 스케쳐X는 사람과 대화를 하며 앞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초상화를 그려줬다. 스케쳐X의 작품을 받아 든 프랑스 엑셀레시아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인공지능으로 내 얼굴을 인식해 그린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이 초상화는 이번 CES의 확실한 기념품"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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