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 하원의장 선출된 매카시 “중국과 경쟁서 승리할 것” [특파원+]
미국 국가 의전서열 3위, 연방 하원의장에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14번 연속 과반을 얻지 못해 고배를 마신 매카시 원내대표는 15차례 투표 끝에 가까스로 하원의장 자리에 올랐다.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은 선출 과정에서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공화당은 내부 분열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12번째 투표에서는 213표를, 13번째 투표에서는 한 표 더 늘어난 214표를 얻는 데 그쳤다. 14번째 투표에서는 216표를 얻었지만 과반에 한 표가 미치지 못했다.
공화당은 지난해 11·8 중간선거에서 222석을 차지해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공화당이 매카시 하원의장을 무난하게 선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에 반대하며 164년 만에 최다 투표가 이어졌다.
14차 투표 막바지에는 매카시 하원의장이 당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 로렌 보버트와 메트 게츠 의원이 앉은 자리로 걸어갔고, 이들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삿대질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원의장에 선출된 뒤 의장석에 오른 매카시 하원의장은 환호하는 의원들을 향해 의사봉을 들어 올려 공중에서 흔들어 보이고 나서 두 차례 두드렸다.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로 의회 공전은 끝났지만, 분열된 미국 하원 및 다수당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특히 매카시 하원의장은 상처뿐인 영광을 거뒀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이번 선출 기간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과 물밑 접촉을 벌였다. 외신들은 매카시 하원의장은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의원 1명으로 완화하는 등 강경파의 여러 요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중대한 법안 처리 시 하원의장이 자신의 권한을 크게 약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엄청나게 축소된 의장직이며 이는 의회에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장 최근까지 의장 선출을 위해 2회 이상 투표가 진행됐던 것은 100년 전인 1923년이었으며 당시에는 9차 투표에서 선출에 성공했다.
너새니얼 프렌티스 뱅크스 의장이 1855년 12월∼1856년 2월 2개월에 걸쳐 133차례 투표를 치른 끝에 선출됐고, 하월 코브(1849년) 의장은 63차례, 윌리엄 페닝턴(1860년) 의장은 44차례, 존 W. 테일러(1819년) 의장은 22차례 투표 끝에 선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 선출을 축하하면서 협치의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할 수 있을 때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제 책임감 있게 통치하고 미국 가정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때”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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