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도 홀린 애플 ‘i의 전설’ 시작 ③[오기자의 테크株 흥망사]
아이맥은 스티브 잡스가 1997년 복귀해 내놓은 첫 제품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아이맥 G3’로, 1998년에 출시되었고요. 중앙처리장치(CPU)로 ‘PowerPC G3’를 사용해 G3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아이맥은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화된 컴퓨터입니다. 지금은 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시엔 엄청 혁신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일반적인 PC는 수많은 선을 연결해야 해 복잡하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죠. 컴퓨터에 익숙한 지금도 그런데, 당시엔 정말 고역이었던 걸로 저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아이맥은 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복잡하게 얽힌 선의 불편함도 해소했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에 접속하는 3단계 방법’이라는 광고가 큰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2단계입니다. 광고에서 “1단계 ‘전원 연결’, 2단계 ‘인터넷 선 연결’, 3단계 ‘없음’, 하하하 정말 간단하죠?”라고 하거든요.
아이맥 G3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아이맥 시리즈의 시초가 됐습니다. 애플을 상징하는 접두사 ‘i’를 처음 사용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 제품은 한국과도 연이 깊습니다. LG전자에서 생산을 맡았습니다.
또 애플을 대표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서막을 알리는 제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 전까지 PC라고 하면 수많은 선으로 연결된 무채색의 칙칙한 디자인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이 제품은 하나로 통합된 둥근 디자인과 다채로운 색상의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구성됐습니다.
아이맥의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출시한 해에만 약 80만대가 팔리며 부도 직전까지 내몰린 애플은 흑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전 세계적 인기몰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당시 인기를 끌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 등장할 정도였죠. 이 같은 인기 덕분에 1997년 10억달러 적자를 낸 애플은 1998년 4억달러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동맹에 이어 아이맥의 대흥행에 따른 흑자까지 더해지며 주가도 치솟습니다. 1997년 1월 1일 기준 0.15달러에 불과한 애플의 주가는 1998년 12월 1일 기준 0.37달러(액면분할 반영 기준)로 두 배 이상 뛰어오릅니다.
애플이 창사 이래 겪었던 가장 큰 위기는 이렇게 극복되고야 맙니다. 물론, 애플의 주가 상승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주식시장 침체기임에도 애플 주가는 125달러가 넘습니다. 아직 도약의 ‘도’자도 꺼내지 못한 상황이긴 한데요. 일단 위기 탈출은 했으니, 다음 시간엔 다른 테크 기업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을 것 같기도 하고요. 다만, 예상보다 아이팟, 아이폰 등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관심이 뜨거워 이대로 쭉 전 세계 시가총액 1위까지 달려볼까 하는 고민도 듭니다.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다음 이야기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기자의 테크株 흥망사]는 저 혼자가 아닌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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