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서 유가족 가슴 치게 만든 장면들 [뉴스+]
‘사퇴 거부’ 이상민 “제 대응 부족 많아 마음 아파”
조수진, 유가족 쳐다보며 “(야당과) 같은 편이네”
참사 당일 ‘술 마실 권리’ 주장한 윤희근 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정쟁’ 탓에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국회는 6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활동 기한을 열흘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이미 절반 이상인 25일 허비했다며 이번 연장 기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국조특위는 애초 지난해 11월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45일 동안 활동하기로 했으나, 2023년도 예산안 처리 지연 탓에 작년 12월21일에야 첫 현장 조사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활동이 뒤로 밀렸다.
계속되는 사퇴 압박에도 거부 의사를 밝힌 재난안전 주무부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실수’는 계속됐다.
이 장관은 6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 와서 보면 저의 행동이나 대응이 부족했던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자리에 일어나 유가족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정부를 대표해서, 개인적인 자격을 포함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참사’ 아닌 ‘사고’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장관은 “특별히 의식 없이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정조사에 출석한 유가족들은 친윤계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유가족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종철 대표는 5일 조 의원을 지목해 “증오의 눈으로 유가족 노려보며 ‘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라는 말로 유가족들에게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며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국민을 편가르기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려 했다 공식적인 사과와 국조특위 위원직 사퇴를 요구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현영 민주당 의원 닥터카 탑승 논란’에만 질문을 반복하는데 반발했다. 특히 고 이지한 배우의 모친인 조미은씨가 조수진 의원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조수진 의원은 조미은씨가 있는 쪽을 쳐다본 뒤 “(야당 쪽과)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음주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술 마실 권리’를 주장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청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음주를 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문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참사 당일 음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명확하게 음주 사실을 자인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29일 토요일을 맞아 지인들과 제천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께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취침했다. 참사 발생 45분 뒤였는데도 이를 모르고 윤 청장이 취침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술에 취해서 자느라 참사 발생을 알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윤 청장은 ‘청장이 지방에 내려가면 비서실이나 상황 계통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주말이었기 때문에 사실 사생활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말을 포함해서 사생활에 대해 재정립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경찰청이 있는 서울을 떠나 관외로 출타한 사실을 경찰 내부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인정했다. 그는 “경찰청장의 관할은 서울이 아니라 전국이고, 참사 당일이 토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관외 출타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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