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독주 시대는 한국이 돈 벌 기회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2023. 1. 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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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봉쇄 마주한 中, 韓과 기술협력 절실

● 시진핑 3연임, 정말 미국의 축복?
● 테크노크라트 후계자 선정 가능성 커
● 2023년 中 경제, V자 반등할 듯
● 붕괴론? 냉정히 中 실력 평가해야
● 개발독재가 중단기적 효과 낼 수도
● 극중(克中) 하려면 지중(知中)이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22년 10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를 함께할 최고지도부 상무위원 6명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시 광둥성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리창 상하이시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이들은 모두 시 주석의 최측근들이다. [베이징=AP 뉴시스]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정치권력을 배분하는 장(場)이자 권력투쟁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다. 2022년 개최된 제20차 당대회는 전당대회라기보다는 시진핑 군단(习家军)의 단합대회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간 중국에서는 7명의 상무위원이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상무위원의 4명 이상을 장악하면 권력을 쥐었다. 이번에는 시진핑 군단이 상무위원 7명을 싹쓸이했다. 30년간 유지한 집단지도체제는 물론 장쩌민 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상하이방 및 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심인 공청단파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은 사라졌다.

중국은 미국 추월을 꿈꾼다. 미국이 무역전쟁, 기술전쟁으로 전쟁터를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시진핑군단이 가진 권력 독점의 논리다. 서방세계는 2022년 중국 당대회를 통해 '1인 천하'가 시작됐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헌법에서 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한 2018년부터 시작된 '1인 천하'다. 2022년 당대회에서는 확실한 인증샷을 찍었을 뿐이다.

중국 정치에는 뱀과 개가 보인다. 바로 살모사와 토사구팽이다. 시진핑을 주석으로 지지한 상하이방은 살모사를 키웠고, 시진핑에 협력한 공청단은 토사구팽당했다. 서방세계는 이번 당대회에서 공청단의 몰락이 의외라고 하지만 내부 사정을 보면 공청단의 예견된 일이다.

미국 처지에서는 대형 사고

2022년 3월 양회에서 리커창의 은퇴 선언, 2022년 10월 당대회 중 후진타오 전 주석의 이상한 퇴장을 보면 그렇다. 2022년 5월 10일 공청단의 건단 80주년 기념식에서 조짐이 있었다. 중국공산당 관제 언론 인민망에서 홈페이지를 보면 공청단은 중국의 당 조직이 아니라 사회단체로 돼 있다. 즉 공청단은 제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정치 계파가 아닌 공산당 예비 후보생 조직 위치로 회귀했다.

중국은 2035년 경제력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2049년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추월하는 세계 1위의 꿈을 '사회주의 현대화'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추상적 단어로 포장했다. 서방은 줄곧 '중국위기론' 혹은 '붕괴론'을 주장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10월 예측치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에도 살아남은 중국의 미국 대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21년 77%, 2022년 81%, 시진핑 3기가 끝나는 2027년에는 93%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엔 없고 미국엔 있다며 미국이 자랑하는 것이 '동맹'이나 돈 되면 적과도 손잡고 돈 안 되면 친구도 버리는 것이 냉혹한 국제사회 법칙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제재하려 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을 동원했지만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여전히 수입했고 슐츠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경제협력을 다짐했다.

프랑스는 중국이 7월 이후 에어버스를 두 번에 걸쳐 각각 292대, 170대를 사주는 계약을 하자 중국에 대해 입을 닫았다. 미국 쿼드(Quad) 동맹의 서쪽 축인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국제관계에서는 피보다 진한 것이 돈이다. 중국 돈이 말을 하자 유럽이 입을 닫았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인 브렛 스티븐스가 뉴욕타임스에 "시진핑, 감사합니다! 당신의 3연임은 미국과 자유 진영 역사상 가장 큰 축복의 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정말 시진핑의 3연임이 미국에 축복이 될까.

4년 주기 표심에 목숨 거는 포퓰리즘에 푹 잠긴 미국과 단일대오로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중국의 경쟁. 누구의 축복인지 속단하기 어렵다. 후계자 없는 정치는 화를 부르고, 충성도에 매몰된 인사도 화를 부르고, 중국식 선거도 결국 화를 부른다. 화는 당장 나타나는 게 아니라 5~10년간 누적돼야 폭발한다. 중국이 '일인일당 독재'의 전형적 폐단에 빠지고 미국의 기술 봉쇄가 완전히 성공한다는 전제하에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개발독재가 중단기적으로 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경제위기나 붕괴를 예단하기 어렵다.

적어도 옛 소련과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G2 규모의 나라가 쓰러지는 데는 10~18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 중국은 과거 소련, 일본과는 급이 다르다. 2018년부터 시작된 전쟁의 성패는 적어도 2028~2036년에 가서야 나온다.

워싱턴이 향후 5년 내 베이징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중국은 미국 GDP의 93%대의 경제력을 갖게 되고, 이 추세라면 2030~2031년에 100%를 넘긴다. 이러면 미국 처지에서는 대형 사고다. 세계의 미국 동맹들이 중국의 돈에 혹해 앞에서는 미국과 악수하고 뒤로는 중국과 거래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없다.

中의 美 추월 전략이 '중국식 현대화'

중국이 제20차 당대회에서 내건 새로운 어젠다는 '중국식 현대화'다. 미국을 베껴 2등까지 왔지만 1등을 넘어서려면 미국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니 중국 방식으로 세계 1위를 쟁취하겠다는 말이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통해 미국을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하고(科教兴国) 미국의 법과 제도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중국식 법과 제도로 만든 시스템(依法治国)으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얘기다.

서방 언론에서는 시진핑의 권력 강화를 두고 1인 집권 체제로 인해 부작용이 있던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중국식 현대화를 두고는 40여 년간 지속해 온 개방경제를 폐쇄경제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제20차 당대회 보고 문건을 보면 향후 5년의 중국 경제정책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산업 현대화와 농촌진흥, 지역발전, 대외개방에 중점을 두겠다는 대목이 보인다. 그 어디에도 폐쇄경제로 돌아간다는 얘기는 없다. 오히려 교통, 제조, 인터넷, 디지털, 품질, 우주, 농업, 무역 등 8대 분야에서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은 마오쩌둥이 나라를 세웠고 덩샤오핑이 돈을 벌게 했으며 시진핑이 강하게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실험으로 수천만 명을 굶겨 죽였지만 시진핑은 집권 이래 9800만 명에 달하는 절대 빈곤 인구를 가난에서 탈출시킨 치적이 있다면서 바로 이것이 시진핑이 마오쩌둥이 차별화하는 지점이라고 강조한다.

중국 제20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향후 5년의 경제발전 전략. [중국정부망, 중국경제금융연구소]
현재 세계 최대 무역대국이자 제조대국인 중국이 폐쇄경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다. 중국이 강대국이 되려면 우선 경제 강국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군사 강국, 문화강국이 될 수 없다. 시진핑 3기에도 중국은 여전히 개방경제를 지속하고 있다. 경제 강국 건설이 최우선 순위라는 얘기다.

시진핑은 국가의 운명을 걸고 미국에 대항할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적 반대 세력이 거의 제거된 상태에서 시진핑의 다음 선택은 미국 추월 및 극복이다. 기술 봉쇄를 넘지 못하면 중국의 꿈은 중국만의 꿈으로 끝난다. 향후 시진핑의 후계자도 정치인보다는 시진핑의 정치적 지위를 넘보지 않으면서도 미국 기술을 뛰어넘을 역량이 있는 전형적 테크노크라트를 선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 당국은 2022년은 투자로 GDP 수치를 맞추고 2023년은 소비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23년에 천심, 민심을 얻어야 하는 시진핑 3기 정부는 전력투구해 경기회복으로 달려갈 가능성 크다. 파격적 코드 인사와 결과가 경기하강으로 이어지면 시진핑 정부 처지에서는 진짜 답이 없다.

중국은 그간 코로나 봉쇄 정책을 오랫동안 펴왔다. 이에 봉쇄를 풀기만 해도 '보복소비'가 바로 나타날 것이다. 부동산은 풀었다 하면 무조건 규모가 커진다. 3년간 규제만 했던 부동산은 부양 조치가 아니라 규제만 원상 복귀해도 봉쇄 해제와 맞물려 바로 효과가 난다. 현재 중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어 돈 풀 수 있는 여건이 세계에서 가장 좋다.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지만 그 시기가 문제다. 중국은 역사 이래로 민주주의를 한 적이 없는 나라다. 중국에는 새로운 관리가 부임하면 세 개의 횃불을 흔든다는 말이 있다(新官上任三把火). 1인 집권 시대가 열렸지만 외려 집권 초에는 신임 관리들의 잘해 보겠다는 의욕이 넘치고 신임 관리 간 정책 경쟁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시진핑 3기의 신관들은 ①1년간 지속한 코로나 방역 봉쇄 해제 ②3년간 지속한 부동산 규제 해제 ③통화 발행 증가로 경기하강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돈 앞에서는 냉정해져야

역사적으로 중국이 강해졌을 때 한반도를 가만 내버려둔 적이 없다. 다만 지금 중국은 미국의 기술 봉쇄로 한국과 기술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 위험한 중국이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의 실리는 더 커질 수 있다. 미·중이 싸우는 중이고 무역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의 대중관계는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세계적 불황에서 코로나19 국면을 먼저 안정화한 중국은 경기회복 속도 역시 빠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 중국에 대한 비관'보다는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 중국에 대한 낙관'의 관점이 안전하다.

2022년 4분기 기준 세계 주요국의 경기 주기상 위치. [institutional.fidelity.com]
돌이켜 보면 2022년 중국 경제 위기설이 팽배했지만 중국은 멀쩡했다.

그리고 전 세계가 2023년에는 불황으로 들어간다고 난리지만 IMF의 2022년 10월 예측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가장 먼저 경기를 회복할 전망이다. 세계 주요국 중 2023년 GDP 성장률 예측치가 2022년보다 높은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2023년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철폐, 부동산 규제 완화, 통화 증가의 3종 세트를 쓸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2023년 중국 경제는 2020년과 같은 패턴의 V자 반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2023년 경기회복의 첫째 수혜 업종은 음식료, 유통, 운송, 여행관광업이다. 그리고 향후 5년간 중국이 추진할 '국가안전' 관련 산업과 '공동부유' 관련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방산, 종자산업, 신에너지산업, 비철금속산업, 반도체가 국가 안전 및 공동부유 관련 업종이다.

돈을 앞에 두고는 냉정해지라는 말이 있다. 마구 쏟아내는 중국위기론이나 붕괴론에 무작정 동조할 일이 아니다. 냉정하게 중국의 실력을 평가해야 한다. 중국이 그렇게 위기와 붕괴에 무너질 나라라면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그렇게 난리칠 이유가 없다. 서방의 예측처럼 중국이 1인 집권의 부정적 효과로 '폭망'하는 것이 아니라, 외려 자본주의 플랫폼을 유지한 채 개발독재를 하면서 중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국은 지금 대중국 무역적자로 난리다. 중국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과 한국의 반도체 수출 감소가 직접적 이유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요소가 있다. 한국의 대중국 오만이 부른 사고다.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의 마술에 걸렸다가 물 빠지자 사고 친 것이다.

진(進)중국해 돈 벌 기회 잡아야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년 11개월 만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발리=뉴시스]
​한국은 그간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중국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 일본이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으려는 목적으로 시도한 것은 유학이었다. 신사유람단 보내고 대국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간 한국은 중국 공부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등한시했다.

​중국에서 실패한 기업에 물어보라. 현지에 파견한 현지법인 사장 중 중국에서 학교 나온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 중국어로 중국 기관을 설득하고 중국 내 경쟁자와 파트너에게 중국어로 농담하고 욕하고 놀고 밥 먹으며 얘기할 실력이 되는 사람이 있었는지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강물은 30년은 서쪽으로, 30년은 동쪽으로 흐른다. 우리는 중국의 판이 바뀌는 것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큰 그림을 그리는 싱크탱크가 없었다. 트렌드 읽는 싱크탱크를 기업의 장식품으로 인식한 결과다. 한국에 세계 10위 경제권에 버금가는 번듯한 중국 연구소가 하나 없다. 기업이 답답할 때 물어볼 두뇌 집단이 없다는 얘기다. 중국은 한반도 연구에만 목숨 거는 이가 많은데 한국의 대(對)중국연구소에 그게 민간이든 관영이든 중국에서 학위 받은 중국 박사가 10명 이상 있는 곳이 없다.

​​한중관계도 갑갑하다. 새 정부의 대중외교도 갑갑하고 기업들의 전략도 앞이 안 보인다. 중국에 들어선 시진핑 3기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지도 잘 모른다. 중국에서 탈출하고 베이징에 당했다는 뉴스만 들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14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장인 인도네시아 발리 ‘더 물리아’ 호텔에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맞잡고 있다. 두 정상은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했다. [발리=AP 뉴시스]
중국을 상대로 한 외국인 직접투자, 즉 FDI(Foreign Direct Investment)는 2018년 이래 줄어든 적이 없고 2022년에도 사상 최고치다. 미·중 패권 다툼에도 중국으로 향하는 세계의 투자는 줄지 않고 있다. 기술은 시장을 못 이긴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두고 '공장은 시장 가까이에 짓는 것이 답'이라는 경영학 원론이 그대로 적용되는 듯하다.

​한국은 최근 30년간 미국과 일본에 배운 기술로 산업의 국제적 시차를 노려 중국에서 '꿀'을 빨았지만 이젠 그조차 수명이 다하고 있다. 한·중수교 30년간 한국은 7000억 달러 무역흑자를 누렸고, 같은 기간 미국으로는 3000억 달러 무역흑자에 그쳤다. 그간 중국은 한국의 달러박스였다.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중국은 한국을 버릴 수 없다. 한국 또한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거대 시장으로 부상했는데 버릴 이유가 없다. 중국은 한국과 이념의 동지이자 사상의 친구인 적이 없다. 오로지 경제적으로 서로가 필요하기에 맺어진 철저한 이해관계다. 여기에 감정을 섞으면 실수한다. 한중관계는 철저하게 이해관계로 보면 된다.

그간 우리가 중국에 당했다면 첫째, 공부해야 한다. 극중(克中) 하려면 지중(知中)이 먼저다. 둘째, 중국에 홀대받았다고 툴툴거릴 시간에 중국에 먹히는 기술과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모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같은 대국과 상대할 때는 신중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탈(脫)중국만 되뇔 게 아니라 진(進)중국해 돈 벌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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