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 메가존·베스핀, 수천억원대 투자금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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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 사업자(MSP)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에 '뭉칫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누적 투자금은 기존 시리즈A와 시리즈B, 시리즈B-1 투자에 이어 시리즈C까지 총 8000억원을 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는 시리즈C 투자로 기업가지 2조4000억원을 인정받았고,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매출에 누적 투자금까지 합해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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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매년 수 백억원 영업 손실에도 국내외 투자자 몰려들어
성장궤도에 오른 시리즈 C까지 완료…기업가치 2조원 인정 받아
클라우드 시장 성장성에 주목…적자는 초기 시장 선점 위한 투자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 사업자(MSP)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에 '뭉칫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뜬다고 하나 매년 수백억원대 영업 손실이 나는 곳들이다. 투자 혹한기에 아이러니하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클라우드'라는 달리는 말에 올라탄 이들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만년 적자' 장표 역시 '초기 시장 선점효과를 노린 전략 투자'로 읽힌다.
투자 혹한기 MSP에 꽂힌 스타트업 투자 왜?
베스핀글로벌은 지난달 중순 아랍에미리트의 정보기술(IT) 기업인 'e& 엔터프라이즈(구 에티살랏 디지털)'로부터 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더해 이 회사는 이번 아랍 투자 건을 제외한 투자자들과 전략적 인수 등을 목적으로 약 2000억원 추가 투자에 대한 조건에도 합의했다.
이에 앞서 메가존클라우드도 지난해 45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시장에선 기업이 시리즈 C 까지 투자를 받게 되면 사업이 상당한 성공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메가존클라우드 누적 투자금은 기존 시리즈A와 시리즈B, 시리즈B-1 투자에 이어 시리즈C까지 총 8000억원을 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는 시리즈C 투자로 기업가지 2조4000억원을 인정받았고,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매출에 누적 투자금까지 합해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처럼 벤처 투자 혹한기에 이만한 기업가치를 쳐주는 건 이례적이다.
클라우드 시장 판이 커지면서 이들 양대 MSP 사업자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적자기업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19년 152억원, 2020년 143억원, 2021년 153억원 등 연간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베스핀글로벌도 다르지 않다. 2020년 277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399억원으로 오히려 44%가량 늘었다. 만년 '적자'꼬리표를 좀처럼 떼어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수 천억대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셈이다.
달리는 '클라우드' 위에 올라탄 MSP...적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
우리 정부도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까지 총 8700억원의 예산을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에 쓰기로 했다. 클라우드 업계선 관련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일차적인 전환·운영 사업에만 해당하는 예산이며, 공공센터구축·업무시스템 구축 사업까지 감안한다면 더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것이란 설명이다.
가장 큰 수혜자는 매달 기업들로부터 사용료를 받고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빌려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이다. 글로벌 메이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국내 메이저는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이 거론된다.
CSP 사업자에 못지 않는 핵심 사업자들이 MSP다. 기업 경영환경에 맞춰 클라우드 전략을 컨설팅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추천, 구축까지 해준다. 때론 고객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겨주는 일도 한다.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이 대표적이고, 삼성SDS·LG CNS 같은 대기업 IT서비스들도 달려들고 있다.
최근 고객사들의 클라우드 데이터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MSP의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MSP들은 직접 서비스를 만들지 않고 '소개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은 최종 고객이 사용한 클라우드 요금 중 소개 수수료(마진)을 제외한 금액을 CSP에게 우선 지불하고, 이후에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요금을 받는다. 마진율은 통상 5~7%정도 수준에 그친다. 심지어 고객이 해당 요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MSP에게 돌아간다. 이는 전적으로 MSP에 불리한 구조로, 이들이 흑자를 못 내는 이유로 손꼽혔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MSP 마진율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마진율은 클라우드 사용량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MSP 사업자들의 재판매 마진율은 5~7% 수준이지만, 고객사 규모가 크거나 사용률이 높아지면, 마진율이 20%까지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판매로 추가 수익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CSP 재판매 마진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MSP사업보다 유망하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당장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체 상품이다 보니 이익이 더 남고, 또 해외 진출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베스핀글로벌은 남미에 고객사 4000여개를 보유한 MSP기업 '세르티카'에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SaaS '옵스나우'를 공급했다.
최근엔 타사 SaaS 판매를 대행해주는 총판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메가존클라우드가 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스플렁크와 총판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가령 인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고객이 있다면 이들에게 필요한 임직원관리·복지 관련 SaaS를 제안하고 통합 구축해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MSP 입장에선 추가 수입원이 생긴다.
단기적인 MSP의 적자를 수익 악화로 인한 게 아니라 시장 선점을 위한 필연적 전략 투자로 투자업계에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도 있다. 국내 사업이든 해외사업이든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 데이터 이관 등을 담당할 전문인력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곧 MSP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영업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고급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만성 적자 상태에서 나스닥 IPO에 성공했던 쿠팡의 사례처럼 초창기 선행 투자가 향후 시장 입지를 좌우한다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MSP 사업의 잠재 성장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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