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CEO "하반기 시황개선…"허리띠 조이고 위험관리"

윤선희 2023. 1. 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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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긴축·위험관리…가격 하락에 큰 기회 생길 것"
투자 조언 "상반기 채권-하반기 주식…성장보다 굴뚝"
국내 5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각 사 제공 및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국내 5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계묘년(癸卯年) 올해 시장과 경제가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지만,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과 위험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에 주력하겠다면서도 위기 속에 찾아오는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올해 증시도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보수적인 전략을 세워 채권 등 안정적인 자산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시장이 나아지면 주식 투자 기회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긴축·리스크관리…상반기 어렵지만, 하반기 개선"

연합뉴스가 8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5명의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새해 시장 전망과 경영전략을 들어본 결과 5명 모두 경제 여건과 시장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현만 회장은 "상반기는 경기와 실적 부진으로 힘들겠지만, 하반기에 경기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안정화, 정책금리 정상화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상반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선 사려는 사람도 움츠리고 팔려는 사람도 싼 것 같아 움츠리게 되므로 감내해야 할 상황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5명 모두 작년 실적은 금리 인상과 주가 부진으로 예상보다 나빴다고 했다. 실적이 절반 안팎 줄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한 곳도 없을 것으로 봤지만 올해에는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채 사장은 "작년에 금리로 인한 평가손실로 실적이 악화됐으나 올해는 조달금리가 낮아져 이익이 나고 평가손이 생길 일이 없다"며 "올해 실적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림 사장은 "실적은 작년에 생각보다 나빴으나 올해에는 개선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금리가 높아 채권 수요가 있고, 하반기부터 투자자산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만 회장은 "철저한 리스크(위험) 관리를 기반으로 위기 속에 찾아오는 투자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 가격 조정 과정에서 성장의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림 사장은 "가장 힘들 때가 돈을 벌 수 있는 적기"라며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자산운용 강화 등 돈 벌 기회를 찾겠다고 했다.

장석훈 사장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하고 업황 개선에 대비해 고객 기반과 시장 지배력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시장 경색 최악 지났다…증권사 부동산PF 안정될 것"

이들 최고경영자는 작년 하반기 증권업계를 덮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인한 유동성 악화국면은 지나갔다고 봤다.

최현만 회장은 "정부 정책지원에 힘입어 최악은 모면했다"며 "다만, 부동산 시장 자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 PF 시장 안정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CEO들은 이달 17일까지 진행되는 둔촌주공 당첨자 계약에 주목한다.

박정림 사장은 "시장에선 둔촌주공 계약 여부를 봐야 올해 부동산 PF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규제 완화로 계약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미들에게 조언…"'상채하주' 유망, 주식은 꿈에서 현실로"

이들 최고경영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재테크 전략을 짤 때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현만 회장은 "높은 이자율과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 분산 투자를 확대할 시기"라며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 채권은 유일하게 소득을 낼 수 있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림 사장은 상반기에 금리형 상품, 인컴형 채권에 관심을 가졌다가 하반기부터 투자형 상품, 주식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장석훈 사장도 "상반기 채권, 하반기 주식이 매력적인 '상채하주' 접근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증시에선 우량 기업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어려운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인수·합병(M&A) 기회도 생길 수 있다.

정영채 사장도 "올해부터 산업별로 조정이 이뤄지고 어려운 기업들도 생길 수 있다"며 "성장 산업이 과도하게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경기변동 영향이 적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석훈 사장은 "주식은 주가가 단기 하락했을 때 매수하라는 의미의 BTS(Buy the sinking spell)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윤선희 배영경 채새롬 홍유담 송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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